한국거래소는 23일 서울 여의도 KRX 컨퍼런스홀에서 2023 건전 증시 포럼을 열었다. 불공정거래 대응과 투자자 보호 등 자본시장 정책 과제를 발굴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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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럼에선 테마주 거래의 유인 분석과 시장 감시 방향 모색과 메자닌 채권을 이용한 불공정거래 및 투자자 보호 등이 논의됐다.
김근익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올해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대규모 주가조작 사태 이후 연이은 불공정거래 사태에 자본시장 공정과 신뢰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컸다”며 “불공정거래는 자본시장의 암적인 존재로 척결 노력을 멈출 수 없다”고 밝혔다.
불공정거래 척결을 위해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강화하겠다고 김 위원장은 강조했다. 그는 “불공정거래 인지 즉시 매매거래를 정지하고 자산동결조치를 하는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신종 불공정거래에 조기 대응하고자 다양한 사이버 매체에 대한 상시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조직체계를 혁신 정비해 신속하고 정확한 적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테마주 거래의 유인분석 및 시장감시 방향 모색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우진 서울대 교수는 테마주 특징과 테마주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특징을 짚었다.
테마주는 비(非)테마주에 비해 시가총액이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소형주이며 거래가 빈번하고 변동성이 높은 주식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테마주에 투자하는 개인들은 상승하는 종목을 단순히 추격 매수하는 선량한 투자자와는 거리가 멀다고도 했다. 단기 급등한 이후 급락할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한 투기적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런 투기적 개인투자자들에 의한 가격 변동성이 심화할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테마주 형성과 주가급등 및 주가급락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는 ‘메자닌채권을 이용한 불공정거래 및 투자자 보호’로, 조성우 금융감독원 팀장이 발표를 맡았다.
조 팀장은 “최근 사모 전환사채(CB) 발행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이사회 결의만으로 발행할 수 있는 용의성을 악용한 불공정거래 및 주주가치 훼손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CB 인수 후 시세조종과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주가를 상승시킨 뒤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부당이득을 획득하는 등 CB 활용 수법이 다양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장사 등이 비상장주식 등 자산을 양수하면서 CB를 발행하고 CB납입금과 자산양수대금을 상계하는 거래인 대용납입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짚었다. 김 팀장은 “과대평가된 대용납입 자산이 부실화하며 상장사의 평가손실 인식 및 감사의견 거절 등 주주가치 훼손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모CB 관련 투자자들이 CB에 내재한 투자위험을 충분히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공시제도를 개선했고 사모 CB 보유 규모가 큰 증권사에 대해 기획검사를 실시해 위규행위 여부를 점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