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코리아세븐 등급 스플릿…신평사 엇갈린 ‘자체신용도’ 기준

한신평, 코리아세븐 ‘A+(부정적)’→‘A(안정적)’
한기평, A+ 유지…등급전망만 ‘부정적’ 내려
신평사마다 방법론 달라…“일관성 필요” 지적
  • 등록 2023-06-28 오후 11:58:04

    수정 2023-06-28 오후 11:58:04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을 두고 신용평가사간 시각이 엇갈린다. 한국신용평가는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한국기업평가는 A+(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자체신용도와 최종 신용등급 간 차이를 뒀는가에 따라 등급이 갈렸다.

세븐일레븐 점포 전경. (사진=코리아세븐)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신평은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내렸다.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이 A급으로 내려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날 한기평은 신용등급은 A+로 유지하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이로 인해 한신평, 한기평의 평가 결과에 1노치 등급 스플릿(신용평가사 간 등급 불일치)이 나타났다. 스플릿 발생은 대표적인 악재로 여겨진다. 조달 금리와 베팅 금리를 산정하기가 어려워지며, 공모 회사채 발행 시 낮은 등급의 민간채권평가사(민평) 금리를 기준으로 채권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이다.

한신평의 경우 코리아세븐의 자체신용도 이슈로 인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자체신용도는 계열사의 비경상적 지원을 배제하고 자체적인 채무상환 능력을 반영한 등급이다. 통상 계열사의 경우 최종신용등급과 1노치 차이가 발생한다.

한신평 관계자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한신평이 평가한) 코리아세븐의 자체신용도가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하향 조정됐다”면서 “롯데그룹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이 들어가 있어 최종 신용등급(A)과 1노치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한국미니스톱(현 롯데CVS711) 인수 이후 코리아세븐의 재무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2021년을 제외하고 2020년 이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23년 1분기에는 적자 규모가 323억원으로 확대됐다.

순차입금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미니스톱 인수 회사 보유 차입금 연결 편입과 기준서 개정에 따른 대규모 리스부채 인식 등으로 인해 2018년 말 연결기준 600억원 수준이던 순차입금은 2023년 3월 말 8902억원(리스부채 3520억원)까지 확대됐다.

한편, 한기평의 경우 코리아세븐 자체신용도와 최종 신용등급 간의 노치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동일한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오토리스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점과 비교했을 때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기평은 지난 22일 롯데오토리스의 신용등급을 낮추면서 자체신용도와 지원주체 신용도인 계열통합신용도간 차이가 축소돼 유사시 계열지원가능성을 반영할 수 없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2021년 한신평과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코리아세븐에 대해 실적 부진을 이유로 ‘부정적’ 아웃룩(등급전망)을 달았다. 한기평이 지난 26일 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춰 변경 시점이 다소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기평 관계자는 “신평사마다 평가 방법론이 모두 다르다”며 “산출하는 자체신용도가 (최종 신용등급과의 차이가) 어느 정도 수준이냐에 따라서 평가를 하게 된다”고 답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리아세븐의 자체 신용등급만 봤을 때 한기평과 한신평의 등급 격차가 두 노치나 차이가 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신용등급 평가에 대한 논리가 신평사들마다 다르다하더라도 방법론적으로 일관성이 있어야 시장이 납득할 수 있다”면서 “한기평이 롯데오토리스의 신용등급을 조정한 반면, 코리아세븐에 대해서는 등급전망만 조정하는 등 외부 기관의 입장에서는 일관성이 있나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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