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음 자신없는 학생도 AI가 교정
A발행사 관계자는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자신 있게 말을 하지만 자신감이 부족한 학생들은 ‘내 발음이 틀리지 않을까’ 위축된다”며 “AIDT 도입은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에게도 부담 없이 영어 발음 기회를 제공하고, 맞춤형 피드백으로 발음을 교정해주는 효과적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문 과정에서도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었다. 관계자는 중1 김지혜(가명) 학생이 영어 문장을 작성하면서 ‘현재 진행형’ 시제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가정해 설명했다. 지혜는 AI 튜터 기능을 하는 챗봇에게 “현재 진행형에 대해 설명해줘”라고 요청했다. 챗봇은 현재 진행형에 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be동사’와 ‘~ing’ 형태를 활용해보라고 조언했다.
수업 막바지에는 형성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이해도를 점검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능이 소개됐다. 준비한 수업 시안이 모두 진행되자 B발행사의 시연에선 교사가 보는 화면에 ‘오늘의 수업 분석 결과를 확인하세요’라는 팝업이 떴다. 하단에는 학급 학생들의 ‘함께 풀기’ 정답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관심이 필요한 학생으로는 ‘박민호, 정다은, 김도윤(가명)’ 학생이 꼽혔다. 교사는 AI 맞춤 숙제 생성 기능을 통해 이들 학생에게 동영상을 제시하고 과제를 내줄 수 있었다.
정답률 낮은 학생 대상 과제 생성도
한편 시연 직후 “사교육업체의 디지털 학습지와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지적에 C발행사 관계자는 “사교육은 혼자 학습하는 방식이지만, AIDT는 교사·학생이 함께 사용하는 도구”라며 “기본적 시스템과 콘텐츠 구성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실제 A사는 학생들의 상호작용을 돕는 ‘학급 칠판’ 기능을 선보였다. 학생들은 이 공유 게시판에 자신이 쓴 글을 올리고 서로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 수 있다.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 소통이 가능한 기능이다.
AIDT에 탑재된 AI 챗봇에는 엄격한 윤리 규정이 적용됐다. C 발행사 관계자는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가이드 라인에 AI 윤리 부분이 엄격하게 반영됐다”며 “금칙어, 욕설 등을 필터링하도록 가이드가 마련됐고 이는 심사 기준에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AIDT 챗봇은 현재 상용화된 생성형 AI 수준은 아니다”라며 “학생 질문에 대한 답변이 2022 개정 교육과정 범주 안에서만 이뤄지도록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AIDT는 내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수학·영어·정보 과목에 도입된다. 일선 학교에선 이날부터 교육부·한국교과서연구재단의 ‘AI 디지털교과서 웹 전시’ 홈페이지를 통해 전시된 AIDT를 살펴볼 수 있다. 전시본 검토 후에는 사용할 교과서를 학교별로 채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