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희귀한 자료"…'조선 길몽 매매문서' 뭐길래?

한국국학진흥원, 조선 시대 길몽 매매 문서 첫 공개
1814년 대구·1840년 봉화서 길몽 매매 기록 발견
  • 등록 2025-01-08 오후 2:13:16

    수정 2025-01-08 오후 2:23:31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조선시대 길몽을 매매하던 문서 2점이 최초로 공개됐다.

(왼쪽부터) 박기상 꿈 매매문서, 신씨 꿈 매매문서(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국학진흥원은 순천박씨 충청공파 문중과 진주강씨 법전문중이 과거 기탁한 자료를 정리하던 과정에서 ‘꿈 매매문서’를 발굴했다.

문서에는 1814년 2월 대구에 살았던 박기상이 사흘 뒤 과거 시험을 보는 친척 동생 박용혁과 거래한 꿈 내용이 담겨 있다.

1814년 2월 대구에 살았던 박기상은 청룡과 황룡이 웅장한 자태로 승천하는 꿈을 꿨다. 박기상은 중요한 시험을 앞둔 친척 동생 박용혁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꿈을 팔았다.

두 사람은 1000냥에 꿈을 팔기로 합의하고, 대금은 과거 급제 후 관직에 오르면 지급하기로 했다.

이들은 친척 두 명이 증인으로 참석한 자리에서 ‘몽주’(夢主) 박기상, ‘매몽주( 買夢主) 박용혁’이라는 날인도 찍었다.

또 다른 길몽 매매문서는 진주강씨 법전문중이 기탁한 자료에서 나왔다.

문서에는 1840년 2월 2일 경북 봉화에 살고 있는 진주강씨 집안 여자 하인 신씨가 청룡과 황룡 두 마리가 서로 엉켜 있는 꿈을 꿨다고 적혀 있다.

신씨는 이 꿈을 집주인의 친척 동생인 강만에게 팔면서 그 대가로 청색·홍색·백색 삼색의 실을 받았다.

해당 꿈 매매 문서에도 ‘몽주 반비(飯婢, 밥 짓는 하녀) 신(辛)’과 증인으로 참석한 그녀의 남편 박충금의 날인이 담겨 있다.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은 “길몽을 사고파는 일은 오늘날에도 행해질 정도로 우리에게는 친숙한 습속”이라며 “꿈의 매매는 통상 구두로 이뤄졌기에 이번에 발견된 꿈 매매 문서는 매우 희귀한 자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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