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현대건설(000720)의 매출채권 등 미수금은 대폭 늘었지만 보유 현금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원가 부담 상승과 미수금 증가로 현금 순유출이 지속돼 곳간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수의 사업장이 연내 준공을 앞두고 있는 만큼 내년 1분기쯤 보유 현금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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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의 매출채권이 대폭 늘어난 것은 준공 직전의 주택 사업장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통상 주택사업의 경우 준공 후 잔금일까지 최대 2개월의 시점 차이가 발생해 일시적으로 매출채권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에 플랜트 등 해외 사업장의 마일스톤(Milestone) 미도래에 따른 미청구공사 증가도 매출채권에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매출채권이 크게 증가하면서 현대건설의 현금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매출채권이 증가하면 그만큼 운전자본이 묶이게 돼 영업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조3910억원으로 같은 기간 4조5810억원 대비 26% 감소했다.
이는 원가부담 상승으로 현금창출력이 둔화된 현대건설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발생했지만 현금이 들어오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가부담 상승에 따른 현금창출력 저하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건설은 건설업황 악화로 마진율이 크게 줄면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건설의 올해 2분기 원가율은 96%로 전년 동기 94.4%보다 1.6%p 상승했다. 즉 현대건설은 100원을 벌면 96원은 재료와 인건비 등 원가로 지출했다는 뜻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원가율 증가는 원자잿값 지속 상승과 품질 및 안전 제고를 위한 비용 추가 집행 등에 따른 것”이라며 “신규 복합개발 사업 등 비즈니스 모델 확장과 금융상품 매각 등을 통한 이익 실현을 통해 수익성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금감소는 국내 주택 부문 잔금 납입 일정에 따른 구조적 원인과 해외 대형 플랜트 공장 제작기자재 마일스톤 미도래 영향”이라며 “주택 현장의 입주와 해외 대형 현장 마일스톤 달성을 통해 연말 쯤 회복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