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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범행 당일 여자친구와 다투다 둔기로 B씨의 머리와 얼굴을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베란다에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신이 담긴 가방 주변에 벽돌을 쌓은 뒤 시멘트를 부어 가로 39㎝, 세로 70㎝, 높이 29㎝ 크기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드는 치밀한 수법이었다.
해당 구조물은 베란다 사각지대에 있었기에 누군가 창문을 넘어가지 않는다면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콘크리트 구조물이 10㎝가량으로 두꺼웠기에 시신이 부패하는 냄새가 나지 않았고 다른 원룸 세입자들과 건물주도 수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옥탑방은 A씨가 범행 이후 8년간 거주하다 2016년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이후 빈집으로 방치된 상황이었다. A씨는 구속된 이듬해 출소한 뒤 양산에서 거주했기에 B씨 시신이 숨겨진 옥탑방을 오가는 사람도 없었다.
이후 원룸 건물주는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2020년 명도 소송을 통해 옥탑방을 점유하게 됐지만 세를 주지 않고 의류를 보관하거나 손님 사랑방으로 쓴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가족과 자주 교류하지 않았기에 사건 발생 3년 뒤인 2011년이 돼서야 실종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사건을 들여다본 뒤 A씨를 붙잡아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다만 시신 은닉 혐의는 공소시효(7년)가 만료돼 적용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A씨가 최근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도 확인했다”며 “정확한 범행 경위와 여죄 등을 수사한 뒤 A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