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중단을 시사한 가운데 그의 장남이 이를 두고 우크라이나를 향한 조롱의 메시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이다.
|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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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주니어는 인스타그램에 “용돈(allowance)이 끊길 때까지 38일 남았다”는 글과 함께 짧은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 옆에 서 있다가 점차 카메라에 확대된다. 사진은 이내 흑백으로 바뀌고 달러 지폐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쏟아져 내린다.
그리고 ‘용돈을 잃을 때까지 38일 남았다’는 문구가 뜬다. ‘38일’은 미국 선거인단이 차기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 모이는 12월17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게재 24시간 후 사라지기 때문에 현재는 이 게시물을 볼 수 없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에 올 때마다 돈을 받는다”며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세일즈맨”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어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내에 끝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도 중단하겠다고 밝혀왔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조급해졌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6일 당선 축하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말을 듣고 어느 정도 안심했다고 액시오스는 8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7일 통화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내년 1월20일 트럼프 당선인 공식 취임 전에 이미 승인받은 6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유럽 정상들은 지난주 한자리에 모여 미국의 지원이 중단될 가능성과 관련해 유럽이 전쟁 비용을 부담할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실세로 꼽힌다. 이번 트럼프 재선 도선 과정에서 사실상의 ‘킹메이커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부통령 후보로 J.D. 밴스 상원의원을 지목하는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