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강남발 전세 풍선효과
강남은 교육과 주거, 생활여건이 좋아 전세 수요가 많다. 강남 전세 거주자의 특징은 강북이나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에 집을 갖고 있지만, 교육이나 생활여건 때문에 강남 전세살이를 택하는 가구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강남 3구에 전세로 거주하는 10가구 가운데 6가구 정도는 수도권에 집이 있는 세입자다.
문제는 이들이 전세 부담을 본인이 소유한 주택 세입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녀 교육 등으로 강남으로 몰리며 전세 몸값이 뛰면, 전세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기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셈이다.
②집주인 대출부담 떠안은 세입자
문제는 요즘처럼 집 값이 떨어질 때다. 담보인정비율(LTV)이 올라가면서 은행이 대출을 일부 회수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전셋값을 올려 대출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개연성이 크다. 아울러 세입자는 나중에 전셋값을 돌려받지 못할 깡통전세 위험까지 떠안아야 한다. 실제 올 6월 말 기준으로 전세주택의 평균 LTV 비율은 48.4%지만, 전세금을 포함한 실질 LTV는 75.7%까지 치솟는다.
③“전세로 굴려도 남는 게 없다”
④중산층용 전세 아파트 품귀
수도권의 경우 주거나 생활여건이 좋은 양질의 전세주택 공급이 줄어든 것도 전세 값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올해 상반기 중 수도권 전·월세 가격 상승률과 소득 분위별 전세자금대출 비중을 보면 양호한 주거여건을 갖춘 아파트를 선호하는 중산층 이상의 수요가 증가했다. 그렇지만 오피스텔 위주로 주택공급이 이뤄지면서 3~4인 가구의 전세수요가 많은 아파트 입주물량은 줄고 있다. 3~4인 가구의 수요를 만족시킬 만한 주택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면서 전셋값이 뛰었다는 게 한은 판단이다.
이 밖에도 주택가격이 떨어지자 전세로 돌아서는 가구가 늘어난 것도 전세 가격에 영향을 줬다. 대출을 끼고 집을 사봐야 이자상환 부담과 집값 하락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니 주택매수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은 관계자는 “주거비 부담이 커져 소득이 중간 정도인 계층도 채무부담이 상당하다”며 “세입자 입장에서 전세금을 회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