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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권 및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MG손해보험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관련 본안소송 선고기일을 다음주 17일로 변경했다. 선고기일 연기 이유에 대해 재판부가 따로 밝힌 바는 없으나, 금융권 및 법조계 인사들은 법원이 기록 검토 등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태풍 등 천재지변 때문에 선고가 미뤄진 경우는 흔한 케이스는 아니다”며 “통상 기록을 자세히 검토하거나 결과가 바뀔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 있을 때 선고일 연기가 된다. 이번 1심 선고 역시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 꼬리표를 떼는 것뿐 아니라 ‘매각 이슈’까지 얽혀 있어 법원도 판결에 고심하고 있다는 게 업계 안팎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간 투트랙(예보·JC파트너스)으로 진행되던 MG손보의 매각 절차가 이번 판결에 따라 하나의 트랙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금융위는 MG손보의 건전성을 문제 삼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다. JC파트너스는 금융위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결정이 새 회계제도(IFRS17) 실시 이전에 나온 기계적 판단으로 부채가 과대평가됐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 주도 매각이 성과가 없자, 예보가 강제매각 절차를 이어가기로 했고 결국 매각 주체자가 예보와 JC파트너스로 갈라지게 된 상황이다.
재매각 흥행엔 ‘물음표’지만…잠재 인수 후보에 대형사 언급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시장의 ‘미아’가 됐던 MG손보는 이달 중 새주인 찾기 작업에 다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예금보험공사는 승소 결과가 나오면, 빠른 시일 내 재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8월 중후반쯤 2차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업계는 JC파트너스 역시 1심 판결 이후 재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법원 판단만 나오면 매각 절차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매각 흥행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있다. 다만 파리가 날렸던 올초 1차 매각 때보다는 상황 자체가 개선됐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IFRS17 도입으로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난 점, 금융시장이 올초 대비 안정화됐다는 점, 시장에 보험사 인수를 희망하는 플레이어들이 많아졌다는 점 등이 재매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저희하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증권사하고 보험사를 M&A 타깃으로 할 계획”이라며 “M&A 우선순위는 증권사를 우선하고 필요하면 적정한 우량 보험사를 기준으로 보험사 M&A도 검토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손보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 MG손보가 인수 후보 중에 하나로 있는 것은 맞지만, MG손보를 한정해 구체적인 인수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들이 너나없이 ‘비은행 강화’를 외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당초 우리금융지주를 제외한 대부분 금융사들이 손보사를 보유하고 있어 MG손보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낮게 점쳐졌지만,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하나생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KDB생명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다만 MG손보가 만약 부실금융 딱지를 떼더라도, 시장에 비싼 값에 팔릴 수 있는 매물인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아직까진 우세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IFRS17 도입으로 건전성이 개선되긴 했지만, 부실금융사 이미지가 있고 들어간 돈도 많은지라 시장에서 대단히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평가는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