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우주연구기구(ISRO)의 무인 우주 달 탐사선(‘찬드라얀-3’)이 지난 23일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착륙하자 CNN방송은 이같은 평가를 내렸다. 인도는 열흘 뒤인 지난 2일 태양관측위성 ‘아디티아 L1’을 스리하리코타 우주기지에서 발사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아디티아 L1이 태양 궤도 안착에 성공하면 인도는 지구를 벗어나 태양을 직접 관측하는 아시아 최초 국가가 된다.
첫 로켓 자전거로 회전…‘정부 실패분석위’·‘민간 투자’가 전환점
인도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우주 분야에서 ‘세계 최초’는 꿈도 꾸지 못했다. 미국과 옛 소련이 인류 최초 달 착륙, 인류 첫 인공위성 발사 등을 성공시켰을 때 인도의 과학자들은 첫 위성을 개발하기 위해 정부 지원 자금 약 3000만루피(약 4억원)에 매달렸다. 당시 인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약 120달러(약 15만원)에 불과했다.
이후에도 인도는 실패를 거듭했다. 찬드라얀-1은 발사 1년 만에 궤도에서 접촉이 끊겼고, 2019년 발사된 찬드라얀-2는 소프트웨어 오류로 발사에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찬드라얀-3을 달의 뒷면에 착륙시키는 데 결국 성공했다. ISRO의 비노드 쿠말 박사는 “두 번의 실패에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한 덕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간 개방 및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큰 보탬이 됐다는 분석이다. 나렌드라 모디 정부는 2020년 6월 우주산업을 민간에 개방하고, 민간기업의 정부 시설 사용을 허용했다. 이는 스타트업을 통한 막대한 투자자금 유치로 이어져 우주개발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현재 ISRO에 등록된 스타트업만 140개 이상이다. 이와 별도로 인도 정부 역시 우주 스타트업 분야에서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억 2000만달러(약 1582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등 매년 2~3배씩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인도의 ‘주가드 정신(절약 정신)’…“우주 혁신 이뤄낼까”
이번에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한 찬드라얀-3의 개발 비용도 7500만달러(약 988억원)로, 영화 ‘인터스텔라’의 제작비 1억6500만달러(약 2174억원)의 절반 미만이다. 라자고팔란 옵저버 뉴델리 연구소 우주관계자는 “인도는 (그동안) 기술 비용을 낮게 유지하면서 자체 기술 개발에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결국 목표를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결과적으로 우주산업은 이제 인도를 대표하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했고, 글로벌 경쟁력도 갖춰나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아서디리클(ADL)에 따르면 현재 80억달러(약 10조5600억원) 규모의 인도 우주산업 시장은 연평균 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평균(2.5%)을 상회한다. 이에 따라 우주산업의 GDP 기여도가 현재 0.25%에서 2040년까지 두 배로 늘고, 300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현재 ISRO의 인력도 1만 9000명 수준으로 NASA를 넘어선다. 인도는 내년 우주비행사를 달로 보내는 유인 우주선 프로젝트 ‘가가니안’을 추진하는 한편, 찬드라얀-1 발사 당시 달 표면에서 발견한 물의 흔적을 토대로 우주에서 로켓연료(수소에너지)를 얻는 기반을 구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WSJ은 “반세기 전 시작된 개발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