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무력도발 없이 잠잠한 北…뒤에선 열병식 준비?

지난달 13일 `화성-18형` 시험발사 이후 무력도발 없어
김정은 위원장.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 시찰 후 잠행
"식량 생산 더 중요" 분석…열병식 준비 정황도 포착
  • 등록 2023-05-16 오후 4:41:20

    수정 2023-05-16 오후 7:29:59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했던 북한이 한 달 넘게 무력 도발 없이 잠잠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거의 비슷한 기간 공개 활동에 나서지 않으며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하는 상황이다.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의 가족들이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앞서 북한은 지난달 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한 이후 현재까지 어떤 무력 도발도 감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까지 준비를 마치겠다던 군사정찰위성 발사도 미뤄지고 있다. 지난달 말 한미정상회담을 전후로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조용히 지나갔다.

북한이 한 달 넘게 도발을 멈춘 동시에 김 위원장도 자취를 감췄다. 북한 관영매체 보도 기준으로, 지난달 18일 김 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한 이후부터 공개 활동이 없다. 지난 3월 한미연합연습(자유의 방패) 기간 당시 단거리탄도미사일, 핵무인수중공격정 등 온갖 무기 체계를 동원한 무력 시위로 한반도 안보를 위협했을 때와는 대조적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김 위원장의 행보가) 30일 이상 공개되지 않던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다”면서 “정부는 김 위원장의 활동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이처럼 조용한 5월을 보내고 있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북한의 고질적인 자원 부족 및 식량 문제를 들고 있다. 모내기철을 맞은 북한은 올해 경제목표의 최우선 순위로 ‘알곡 생산’을 제시할 만큼 식량난 극복에 사활을 건 상태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맞대응식 도발은 소모적이라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 제한된 자원으로 전략적이면서 가성비가 높은 대응을 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식량 생산이다. 군인, 관료, 당 간부들이 전부 농촌에 가서 모내기를 도와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런 가운데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는 위성사진이 촬영되면서, 조만간 무력 과시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북한 열병식은 군사 퍼레이드를 넘어 체제 선전과 내부 단합을 목적으로 하는 정치적 행사로, 다양한 신무기를 선보이는 자리다.

앞서 지난 2월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심야 열병식을 열었는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또 다른 ICBM인 ‘화성-17형’ 등 무기체계들을 공개했다.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이는 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북한이 올해 7월 27일 전승절 70주년을 맞는 만큼 열병식을 또다시 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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