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교보생명發 훈풍…금융권 줄줄이 자금조달 성공할까

교보생명 신종자본증권 3000억→5000억원 증액 발행
푸본현대, ABL생명 미매각과 달리 투심 회복세
농협·하나지주 등 자금조달 이어간다
  • 등록 2023-05-08 오후 4:57:10

    수정 2023-05-08 오후 4:57:10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교보생명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금융권 자금조달에 온기가 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교보생명의 수요예측 흥행으로 인해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코코본드 등 자본성증권 발행을 앞둔 금융사들의 부담이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기존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5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4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총 4260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데다 추가 청약 의사를 밝힌 투자자들이 몰리면서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표면 만기는 30년으로, 5년 뒤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call) 옵션 조항도 포함됐다. 최종 금리는 밴드 상단인 5.8%다.

앞서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던 푸본현대생명보험과 ABL생명이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한 것과 달리 투자심리가 회복된 모양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4월 7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에서 매수 주문이 단 110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금리 밴드 상단을 기존 7.2%에서 7.3%로 올리며 추가 청약을 진행해 기존 계획보다 100억원 늘린 8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심지어 지난 3월 초 13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한 ABL생명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단 한건의 주문도 들어오지 않았다. ABL생명은 당시 발행 금리를 희망금리 최상단인 6.6%까지 높였고, 주관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이 해당 물량을 전액 인수해 자금 조달을 마쳤다.

교보생명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크레디트스위스(CS) 코코본드(AT1) 상각(채권 손실) 사태 후 국내 생명보험사가 발행하는 채권 중 최대 규모다. 이번 교보생명의 수요예측 흥행으로 다음 달 초까지 줄줄이 자본성증권 발행을 앞둔 금융사들이 부담을 덜었다는 평가다.

이어 NH농협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모두 이달 중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KDB생명도 216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발행했던 26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시기가 도래해서다. 또 신한라이프생명은 오는 6월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이번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코코본드와 달리 ‘비상각형’으로 안정성을 내세운 점이 투심에 영향을 줬다”며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에 대한 기관들의 분위기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금융사들이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행사 계획을 선제적으로 밝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평가다. DB생명, 한화생명, 부산은행 등이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이 도래하자 조기 상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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