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사망’ 양재웅, 입 열었다…“본질은 펜터민 중독, 의도적 방치 NO”

19일 한겨레 단독 서면 인터뷰
5월 발생한 입원 환자 ‘사망사건’에
양재웅 “사건의 본질, 격리·강박 아냐”
  • 등록 2024-09-19 오후 4:52:36

    수정 2024-09-19 오후 4:52:36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방송인 겸 정신의학과 전문의 양재웅 씨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환자가 사망한 가운데, 양씨가 사건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19일 양씨는 한겨레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의료의 질과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하면서도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서 치우친 시선으로 일반화해서 결론짓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말도 남겼다.

사진=유튜브 채널 '양브로의 정신세계'
앞서 지난 5월 30대 여성 A씨는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양씨가 운영 중인 병원에 내원했다가 입원 17일 만에 사망했다.

A씨는 사망 전날 오후 7시쯤 병원 내 안정실에 홀로 격리됐고, 이후 A씨가 저항하자 의료진은 사망한 날 약 2시간 가량 그의 손·발과 가슴을 침대에 묶는 강박 조처를 실시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추정 사인은 ‘급성 가성 장폐색’이었다.

유가족은 A씨의 사망 후 양씨 등 의료진 6명을 유기치사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이날 보도에서 양씨는 “병원 쪽의 과실을 인정하는가”라는 질문에 “치료를 위해 입원했던 환자분이 사망했다. 너무 안타깝고 죄송스러운 일이다. 병원장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치료진들이 의도적으로 환자를 방치했다고는 보고 있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일부 언론에서 ‘방치환자 사망’이라는 헤드라인으로 기사가 나온 점을 지적하며 “‘방치’라는 표현은 직원들 스스로 본인들이 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게으르게 환자를 돌봤다는 의미로 해석할 여지가 많은 거 같다”며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과실이 있다, 없다’와 다른 차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양재웅 씨의 병원에서 사망한 환자A씨.(사진=SBS 캡처)
양씨는 자신은 입원 환자를 담당하지 않고 외래 진료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씨에 따르면 양씨의 병원 병동은 3명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환자의 주치의가 되며, 퇴원 이후에도 외래 치료가 필요할 경우 해당 주치의에게 진료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사망한 A씨의 경우 처음부터 입원을 목적으로 병원을 방문했기에 양씨나 전문의의 외래를 거치지 않았다고 한다.

A씨의 주치의 또한 사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주치의는 A씨의 입원 초기부터 시행된 격리와 5월24일, 27일 두 차례의 강박에 대해 “자·타해 위험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망 직전 간호진이)환자분 옆에서 정성스럽게 간호했다”고 말했다.

양씨는 “사망사건의 본질적 문제는 격리·강박이 아니라 펜터민(디에타민) 중독 위험성”이라면서 “다른 중독도 의심된다”고 했다. 다만 다른 중독이 어떤 종류의 중독인지 사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특히 격리·강박의 부작용과 대변물을 흘리는 당시 환자의 증상에 의료진이 적절한 대처를 했는지, 보호입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는지, 그리고 환자가 숨지기 직전 대량 투약한 약이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더불어 A씨가 사망하던 5월27일 새벽 당직의가 어디 있었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이 없었다.

사진=유튜브 채널 '안전지대'
양씨는 환자의 격리·강박은 더 큰 위험을 막기 위한, 위험이 일부 따를 수 있는 치료라고 했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다이어트 약이라고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는 ‘펜터민’과 ‘에페드린’의 위험성이라는 게 양씨의 입장이다.

그는 “환자분은 2시20분 강박 해제 이후 2시36분까지, 2시45분부터 3시까지 간호진과 함께 있었고, 3시20분에는 수면을 취하고 있는 환자 상태를 확인했다”며 “다만 환자 상태를 더 빨리 기민하게 알아차리고 대처했다면 하는 안타까움이 크다”고 했다.

또 사망 직전 A씨에 대한 의료진의 심폐소생술에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는 지적에는 “1년에 1번씩 내과 과장님이 병동 치료진을 대상으로 응급상황에서의 심폐소생술(CPR)과 제세동기 사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겪어보는 내과적 응급 상황에서 대처가 미숙했던 것 같다.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교육을 더 디테일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끝으로 양씨는 “유가족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사죄드린다. 코로나 이후 많은 정신병원들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정신병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 커질 수 있고, 중독환자를 기피하고 입원을 피하는 정신과 의사, 정신병원 들이 더 많아질 수 있어 걱정된다. 부디 이번의 사망사고에 대해서 치우친 시선으로 일반화해서 결론짓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무안공항 여객기 잔해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