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안지 파쇄’ 산업인력공단, 과거 7차례 ‘누락 사고’ 더
고용노동부는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자격시험 특정감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채점도 하지 않은 600여 명의 국가자격시험 답안지가 공단의 실수로 파쇄되는 사건이 계기가 됐다.
앞서 공단은 지난 5월 정기 기사·산업기사 실기시험에 응시한 수험생 609명의 답안지를 채점도 하기 전에 실수로 파쇄했다. 이후 4건의 파쇄가 추가로 확인돼 총 613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수험생들을 재시험을 치러야 했다. 당시 어수봉 이사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사고 직후 진행된 감사 결과, 공단이 답안 인수인계와 파쇄 관련 공단 내부규정을 다수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답안지가 이송되는 과정에서 답안 수량 확인 및 인수인계서에 서명하지 않았고, 퇴직한 공단 직원을 시험관리위원으로 위촉한 사실이 적발됐다. 문서가 파쇄되는 과정에서는 파쇄 전 보존기록물 포함 여부도 확인하지 않았고, 점검직원도 상주하지 않았다.
특히 2020년 이후 공단에서는 최소 7차례 답안 인수인계 누락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기사 작업형 실기시험에선 응시자 답안지 6매 중 1매를 분실한 사건도 있었다. 비슷한 사고사례에도 공단은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소홀히 했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사고 이면엔 여론 눈치에 9년째 못 올린 검정 수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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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황에서도 시험 운영 예산의 기반인 검정 수수료를 9년째 올리지 못한 것이 문제의 핵심으로 꼽힌다. 공단에서 관리하는 종목의 검정 수수료는 2014년 이후 9년째 동일하다. 필기시험의 경우 △기술가 6만7800원 △기능장 3만4400원 △기사와 산업기사 1만9400원 △기능사 1만4500원 등이다.
공단은 현재 497개의 검정형과 179개의 과정평가형 국가자격시험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검정형의 응시자만 약 399만명에 달한다. 즉 시험을 볼수록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지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이번 감사에서 공단은 수험자 현황 관리 미흡부터 자체 시험장 부족, 채점위원에 대한 사후 평가 소홀까지 시험 운영 전반이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는 고용부가 수수료 인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인상을 최대한 기피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키운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공단은 이날 입장을 통해 “고용부 특정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 조치하겠다”며 “자체 ‘국가자격 운영혁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이달 말까지 더욱 정밀하고 촘촘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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