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판매부터 시작한 기업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업계 임원과 분석가 등을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BYD는 애플 제품 조립 공정을 일컫는 ‘과일 사슬’에 1만명 이상의 엔지니어와 약 10만명의 직원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WSJ는 EV 제조사인 BYD가 전자제품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까닭은 ‘배터리-소프트웨어-반도체’라는 사업의 핵심 본질이 같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EV 제조사로 잘 알려져 있지만, BYD는 원래 전자부품을 판매하는 것부터 사업을 시작한 업체이다. 2007년에는 스마트폰과 노트북과 같은 가전제품용 전자부품 사업을 판매하는 BYD 일렉트로닉(BE)을 홍콩 중권거래소에 상장했다.
WSJ는 “자동차와 휴대전화를 섞는 것은 중국에서 점점 더 일상적인 사업의 일부가 되고 있다”며 “BYD는 두 사업 모두에 부품을 제공하고 파운드리 생산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카 도전을 내세웠던 애플은 10년간 100조원을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EV 제조사업을 철수했다. 반면 샤오미나 화웨이 등 중국 전자제품 기업들은 EV 생산에 성공했는데 여기에도 BYD의 제조능력이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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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사사(社史)에 따르면, BYD와 애플은 2009년 BYD가 스마트기기 부품 사업을 시작한 이후부터 지속됐다. 애플과 BYD의 신뢰가 깊어질 수록 계약 물량도 늘어났다. BE는 2019년 연례보고서에서 북미 주요 고객과의 사업에서 획기적 진전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BYD는 고객 핵심 제품에 대한 공급망에 성공적으로 진입해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는데, 업계 관계자들은 이 구절이 BYD의 아이패드 생산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BYD는 지난해 미국 애플 공급업체인 자빌의 중국자산을 22억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자빌의 중국 내 생산시설은 우시와 청두에 있으며 아이폰16 프로용 프레임을 공급한다.
애플로서도 폭스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업체를 다양화한다는 측면에서 BYD가 매력적인 공급업체로 자리잡고 있다. 업계와 분석가에 따르면 BYD는 폭스콘처럼 아이폰을 완성하지는 않지만 티타늄 프레임 등 부품 분야에서는 훨씬 더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한다. BYD는 삼성의 일부 폴더블폰에도 힌지 관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WSJ는 “중국에 기반을 둔 BYD와 아이폰 조립업체 럭스쉐어에 대해 애플의 의존도가 상승하는 것은 애플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귀환에도 BYD는 일부 대책이 마련돼 있다. BYD는 이미 샤오미 등을 위해 이미 인도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으며, 애플이 요청하면 이쪽으로 생산기지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
BYD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공장용 인공지능(AI) 로봇 생산에 뛰어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왕 하오위 BYD 배터리 임원은 올해 행사에서 “사업이란 수영장에서 많은 물고기를 키우는 것 같아, 솔직히 미래에 어떤 시장 영역이 성숙할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물고기가 성숙하면 우리는 이를 건져낼 것”이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