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SK그룹이 베트남 마산그룹 지분 9% 매각에 나섰다. 이차전지(배터리) 사업 등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진 가운데 현금흐름(캐시플로) 확보 차원에서 투자 자산 처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마산그룹 측에 풋옵션(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 행사 의지를 표명했다. 양사 간 지분 매각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이 2018년 당시 투입했던 금액은 4억5000만달러(당시 환율로 5300억원)로 올해 말까지 원금과 이자분을 회수할 계획이다. 마산그룹은 베트남 재계 2위 유통기업이다.
SK그룹은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그룹과도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구조조정 움직임을 서두르는 한편 자금 조달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룹 내 차세대 먹거리인 배터리 사업을 추진 중인 SK온이 10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배터리 사업 부진은 막대한 재무 부담으로 돌아와 그룹 전반 리스크를 확대하는 모양새다. SK온의 경우 올해도 7조원이 넘는 설비 투자가 예고된 상태다.
SK 관계자는 “SK그룹은 마산그룹, 빈그룹 등 베트남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SK그룹은 오는 28~29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인수·합병(M&A)과 자산매각 등을 통한 생존 전략을 모색한다. 재계에선 사업 구조 개편에 대해 구체화한 밑그림을 내놓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 전경.(사진=SK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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