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금센터 "우크라, 러시아 본토 공격…전세 역전은 회의적"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우크라 공격, 美 대선 불확실성 따른 사전 포석"
"전쟁 격화, 글로벌 경제 하방압력 작용 가능성 유의"
  • 등록 2024-08-13 오후 5:04:43

    수정 2024-08-13 오후 5:04:43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기습 공격하면서 양국 간 교전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전세 역전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이란 평가가 따른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경 근처 수미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트럭으로 실어나르고 있는 자주포 2S7 파이온에 앉아 있는 모습. (사진=AFP)
국제금융센터(국금센터)는 13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전환 가능성 점검’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에서 국경을 넘어 러시아 본토로 침입한 이후 러시아군과 지상전을 지속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쿠르스크 전투는 2022년 2월 러·우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최대 규모 공격이며, 현재 러시아 본토의 30km 내외까지 진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러시아도 반격을 개시했다.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근교 브로바리 지역을 공격, 민간인이 사망자가 2명 발생했다.

국금센터는 이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은 러시아군의 전력 분산과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시도라고 해석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선제공격한 이후 현재까지 상당한 전과를 올리면서 앞으로 협상 테이블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대통령선거 불확실성에 따른 사전 포석으로도 해석됐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슨 미국 부통령 당선 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러시아와 협상을 종용해 전쟁을 끝내겠다는 방침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공격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함을 동맹국에 보여주는 신호로, 특히 최근 중동 사태에 쏠린 서방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한 의도로도 풀이됐다.

다만 국금센터는 주요 격전지인 동부 전선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아직 전세 역전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러시아 본토 기습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가 한시적으로 전장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겠지만, 러시아 국경 내 소규모 침입이 아직 러시아군의 재배치를 불러오지 못한 상황이란 평가다.

국금센터는 러·우 전쟁 격화가 중동 불안과 맞물려 지정학적 위험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경옥 국금센터 부전문위원은 “장기간 이어진 서방의 제재에도 러시아 경제가 예상보다 선방하는 점도 전쟁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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