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진주에 사는 사이코패스 동물학대범을 아시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쓴이는 “방금 학대 동영상 보고 진정이 되지를 않는다”며 동물권 단체 ‘케어’가 알린 고양이 학대범에 대해 언급했다.
글쓴이는 “길고양이들을 포획하여 고문한 뒤 마치 고양이를 놀리듯 소세지를 던져준다”며 “고양이는 자기를 학대한 사람이어도 소세지를 주니 눈키스를 해 준다”고 분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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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 측은 “학대자가 영상 순서를 의도적으로 거꾸로 올려 고양이를 발견하고 구하는 것처럼 묘사했다”며 “겉으로는 동물을 사랑하는 척 사진을 찍고 멀쩡히 사회에서 교류하며 행복하게 살던 그는 어떻게 하면 동물에게 더 잔인하게 고통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본인의 행위를 감추고 사람들에게 동물의 고통을 보여주며 조회 수를 늘릴 수 있는지를 연구했다”고 맹비난했다.
조사 결과 A씨는 2019년과 지난해 11월 경남 진주와 인천 등에서 고양이를 학대하는 영상 3건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자신을 ‘고양이 구조대’라고 소개하며 활동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범죄 사실을 인정했으나 동기는 답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처럼 잔인한 방식으로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물보호법에 따라 동물 학대를 할 경우 최대 3년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동물학대의 잔혹성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시 재판부는 잔혹성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은 범행을 인정하고 구금생활을 하는 동안 반성했고, 동물보호단체에서 봉사하겠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원심 형은 무겁다고 판단한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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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제안센터를 통해 ‘동물 학대 처벌 강화’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을 들은 바 있다. 당시 허성우 국민제안센터장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최우선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혀 기대를 더했다.
우리나라에서 동물은 민법 98조에 따라 ‘물건’으로 규정되는데 법무부는 이에 대해 지난 2021년 10월 ‘동물의 비물건화’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한 상태다. 윤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여당 지도부에 해당 개정안에 대한 처리를 당부한 바 있지만 개정안은 아직 표류 중이다.
동물, 환경, 여성, 종교, 법률 등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동물은물건이아니다연대’는 지난 3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물이 물건이 아니라는 기본 원칙만이라도 법에 규정돼야 동물을 학대자 손에서 구출하고, 정당한 민·형사상 죗값을 물을 수 있다”며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동물을 물건이나 소유물이 아닌 존재로 인정한다면 이를 근거로 여러 법과 제도를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국회가 국민을 대변하는 기관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민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