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미국의 미디어 콘텐츠 기업 파라마운트 글로벌(PARA)에 대해 비핵심 자산 매각 지연으로 기업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자산 매각 이슈를 제외하면 주가 상승모멘텀은 ‘제로’라는 분석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CNBC와 마켓워치, 배런스 등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제시카 레이프 에를리히 애널리스트는 파라마운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 하회’로 두 단계 강등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투자의견은 ‘매수’와 ‘중립’, 그리고 매도 등급인 ‘시장수익률 하회’ 세 단계로 나뉜다. 파라마운트에 대해 매수에서 매도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목표주가 역시 종전 32달러에서 9달러로 72% 하향 조정했다. 월가 목표가 중 최하단이다. 이날 파라마운트 주가는 이 보고서 등 여파로 8% 가까이 급락, 12.7달러에 마감했다. 여기서 29% 더 빠져야 적정 주가라고 평가한 셈이다.
앞서 제시카 레이프 에를리히는 지난 3월 말 파라마운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를 24달러에서 32달러로 높인 바 있다. 약 7개월 만에 완전히 돌아선 이유는 뭘까.
파라마운트는 영화 및 TV 콘텐츠를 제작 및 배급하는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TV 채널인 CBS, 니켈로데온, 쇼타임, MTV 등을 보유하고 있는 미디어 콘텐츠 기업이다.
TV 사업부문의 경우 광고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최근에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파라마운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3분기에 스트리밍 매출이 38% 급증하고 적자 폭이 축소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파라마운트+ 가입자도 3분기에 270만명 증가하면서 총 6300만명으로 늘어났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공유계정 단속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파라마운트는 부채 축소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규모의 구조조정과 비핵심 자산 매각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 일환으로 출판사 ‘사이먼&슈스터’를 최근 사모펀드 KKR에 16억2000만달러에 매각했다. 쇼타임과 BET 미디어 그룹도 매각 절차가 진행됐지만 현재는 전면 중단된 상태다.
제시카 레이프 에를리히가 파라마운트 비관론자로 돌아서게 된 이유다. 그는 “앞서 파라마운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자산 매각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며 “전통 방식의 미디어 생태계가 처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자산 매각을 망설이는 모습이 놀라울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파라마운트는 쇼타임과 BET 미디어 그룹 매각 입찰을 진행하면서 각각 30억달러, 20억~30억달러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파라마운트는 지난 6월 쇼타임을 파라마운트+와 합쳤고 BET 미디어 그룹은 지난 8월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제시카 레이프 에를리히는 “보유 자산에 대해 최고의 가격을 받기 원하는 것은 이해한다”며 “하지만 매각 지연으로 주가가 압력을 받으면 문제가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산 매각이 지연될수록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또 “전통 미디어 산업의 어려운 현주소를 고려할 때 내년에도 마이너스 현금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른 부채 증가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잉여현금흐름 창출까지 몇 년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시카 레이프 에를리히는 마지막으로 “파라마운트의 주가 상승모멘텀은 자산 매각”이라며 “경영진이 주주 가치를 창출하는 가장 명확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월가에서 파라마운트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는 총 31명으로 이 중 7명(22.6%)만 매수(비중확대 및 시장수익률 상회 등 포함)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의견 컨센서스는 ‘보유’다. 평균 목표주가는 15.31달러로 이날 종가보다 20.65% 높다. 파라마운트 주가는 올 들어 25% 하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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