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HBM 효과에 D램 점유율↑…삼성, '똑똑한' HBM으로 1위 수성 예고

SK하이닉스, 3년 만에 D램 점유율 30% 진입
메모리 회복세까지…HBM으로 실적개선 기대
삼성, 연산 메모리 HBM-PIM으로 시장 공략
SK도 메모리 솔루션 CMS로 D램 역량 강화
  • 등록 2023-08-31 오후 5:53:10

    수정 2023-08-31 오후 5:53:10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한 가운데 SK하이닉스(000660)가 고부가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동력 삼아 D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4세대 HBM인 HBM3를 단독양산하는 효과다. SK하이닉스는 업황 회복과 더불어 수익성 높은 HBM3 판매로 실적도 점차 나아질 전망이다. HBM3 양산이 늦어진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다소 하락했으나 메모리 스스로 연산하는 기능을 더한 HBM-PIM(프로세싱인메모리)으로 메모리 가격 회복기에 고부가제품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업체별 매출 및 시장 점유율. (사진=트렌드포스)
31일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 39.6%로 집계됐다. 1분기 43.2%에서 3.6%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이 30%대로 떨어진 건 이례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3분기50.2%의 점유율을 올리며 D램 시장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고 같은 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6개분기 연속으로 40%대의 점유율을 지켜왔다.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는 점유율이 올랐다. SK하이닉스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24.4%였으나 2분기 30.1%로 5.7%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 D램 매출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증가했지만 SK하이닉스(48.9%)가 삼성전자(8.6%)보다 크게 오르면서 점유율도 뛰었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30%대에 진입한 것 역시 드문 일이다. 30%를 넘어선 건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약 3년 만이다. SK하이닉스는 통상 20%대 점유율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의 HBM3 24GB(기가바이트) 제품. (사진=SK하이닉스)
두 회사의 점유율이 갈린 주요 원인은 고부가제품인 HBM3로 분석된다.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를 대폭 늘려 빠른 연산 처리를 돕는 HBM은 인공지능(AI)향 반도체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미국 반도체 기업 AMD와 함께 HBM을 가장 먼저 시장에 공개했고 최신 4세대 제품인 HBM3도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연내 HBM3를 양산할 예정이지만 SK하이닉스보다는 한 발 늦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2분기에는 SK하이닉스의 약진이 두드러졌는데 HBM 같은 고부가제품에서 매출을 확보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로 갈수록 강해지는 메모리 업황 회복에 고부가 HBM3 수혜까지 누리면서 3분기부터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손실은 1조7507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2분기에는 적자 규모가 2조9000억원에 가까웠지만 1조원 이상 개선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HBM-PIM(왼쪽)과 SK하이닉스의 CXL 기반 연산 메모리 솔루션 CMS 개념도. (사진=각 사)
HBM 4세대 제품인 HBM3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선점했으나 삼성전자는 5세대 제품 HBM3P를 비롯한 HBM 차기제품과 메모리 자체적으로 연산까지 가능한 차세대 HBM-PIM 제품을 토대로 HBM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HBM-PIM은 연산 작업에 필요한 프로세서 기능을 메모리 내부에 탑재한 제품으로 대량의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AI 작업 속도 향상을 지원한다.

SK하이닉스도 AI의 데이터 처리를 지원하기 위해 용량 확장성이 특징인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을 기반으로 연산 기능을 통합한 CMS(컴퓨테이셔널 메모리 솔루션)를 개발했다. 이 솔루션을 현장에서 활용하려면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SK하이닉스의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기업들이 AI 열풍으로 AI 연산을 돕기 위한 제품과 메모리 솔루션 개발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며 “AI향 반도체 개발 역량이 미래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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