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6일 본지 통화에서 네이버, 카카오 같은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인수합병(M&A)이 ‘문어발 확장’이라고 비판받는 데 대해 “전통적 재벌 기업의 M&A와 다르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최근 이런 주장을 담은 논문 ‘디지털 플랫폼 기업 M&A 전략의 경제·사회적 효과 분석’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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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논문을 통해 이런 점을 구별해주는 사례로 최근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가져가 기업결합 심사를 앞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제시했다. 카카오엔터가 웹툰·웹소설 출판사, 영상 콘텐츠 제작사, 연예 매니지먼트사 등을 인수하는 건 지속적인 IP 확보 등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지, 자사와 무관한 기업을 합병해 다각화하는 문어발 확장은 아니라는 게 요지다.
카카오 기업집단 설명서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엔터 산하 계열사는 43개다. 웹툰 등 콘텐츠 제작·유통 13개, 영상 콘텐츠 제작 12개, 매니지먼트 13개, 콘텐츠 커머스·마케팅 4개, 디지털 콘텐츠 기술 1개 등이다. 이중 절반 가까이 지난 2021년 3월 이후 편입됐다. 회사 측은 “카카오엔터 출범 이후 본격적으로 글로벌 콘텐츠 IP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소규모 콘텐츠 기업들과 동반 성장하기 위한 M&A가 진행됐다”고 설명한다.
그는 ‘원 소스 멀티 유스(OSMU)’ 효과도 언급했다. 유 교수는 “웹소설이 웹툰, 웹툰이 영상(드라마 등)화되면서 부가가치가 증폭된다”고 했다. 카카오엔터의 M&A 확대에 따른 콘텐츠 산업 내 OSMU 효과로 인한 경제적 가치는 연간 약 1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유 교수는 독과점 규제를 위한 기존 ‘시장 획정(market definition)’ 방식이 “무의미해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를 독과점 사업자라고 하는데 유튜브까지 포함하면 어림없을 것”이라며 “과거 기준으로 시장을 획정하는 것도 바뀌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