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면 먹는줄 알았는데…" 페르노리카, '극한의 콘셉' 빠진 까닭

페르노리카, 차세대 위스키 '더 디콘' 출시
기존 위스키 통념 깬 '세기말 콘셉트' 적용
성공 욕구 강조보다는 호기심·신비함 강조
'중년 술에서 MZ술로'…트렌드 변화 반영
  • 등록 2024-10-15 오후 4:58:45

    수정 2024-10-15 오후 4:58:45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기존 위스키 업계의 제품과 콘셉트는 잊어주시기 바랍니다. 이 제품은 업계의 규범과 관행을 깨는 제품입니다. 시작부터 완전 새로운 콘셉트입니다. 오늘 선보이는 ‘더 디콘’(THE DEACON)이 소비자의 새로운 수요를 만족시킬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기존 위스키 제품의 통념을 깬 제품으로 20~30대 젊은 소비층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프란츠 호튼 페르노리카 코리아 대표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더 디콘’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성공을 위해 기존 업계처럼 제품 라인을 확장하고 고급화하는 게 아닌 새로운 콘셉트와 맛을 가진 제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더 디콘’ 론칭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더 디콘’을 소개하고 있는 소버린 브랜드의 CEO 겸 공동 창립자 브렛 베리시(Brett Berish) (사진=페르노리카코리아)
제품 라인 확장·고급화 아닌…‘제 3의 길’ 택했다

더 디콘은 페르노리카가 다른 브랜드를 인수·합병(M&A)하거나 기존 라인을 확장하지 않고 20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위스키 브랜드다. 제품은 스코틀랜드의 대표 위스키 생산지인 아일레이와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선별한 위스키를 블렌딩 해 만든 것이 특징이다. 디콘은 스코틀랜드어로 해당 분야의 최고 숙련자에게 부여하는 호칭이다. 한국의 ‘장인’과 같은 말이다.

더 디콘은 페르노리카코리아가 미국 와인·증류주 기업 ‘소버린 브랜드’와 협력해서 만들었다. 소버린 브랜드의 CEO 겸 공동 창립자 브렛 베리시는 해외에서 성공적인 주류 브랜딩으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룩 벨레어’(Luc Belaire), ‘범부 럼’(Bumbu Rum) 등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제품은 가장 큰 특징은 극한의 세기말 콘셉트다. 라벨에 흑사병 시대 역병을 막기 위해 새부리 마스크를 낀 캐릭터의 삽화가 그려져 있다. 언뜻 보면 섬뜩함이 느껴질 정도다. 보통 위스키 브랜드들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며 사업가들의 성공 욕구를 자극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더 디콘’ 론칭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프란츠 호튼(Frantz Hotton) 페르노리카 코리아 대표 (사진=페르노리카 코리아)
간담회장도 이런 세기말 콘셉트로 연출했다. 행사장에 등장한 모델들은 가죽 재킷과 가면, 고글 등을 착용하고 등장해 호기심을 자아냈다. 브렛 베리시 역시 이날 행사에 백발의 수염을 기르고 검은 망토를 눌러쓰고 등장했다. 그는 제품에 스팀펑크,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접목했다고 말했다.

브렛 베리시는 “제 인생의 목표는 나만의 트렌드를 만드는 것”이라며 “더 디콘은 이런 철학이 담겨 있는 제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품은 두 스코틀랜드 지역의 위스키를 극비의 제조법으로 블랜딩 해 만들었는데 아일레이 지역 위스키의 ‘피트’ 향과 스모키함, 스페사이드 위스키의 과일향의 풍미가 조화를 이룬다”며 “이는 더 디콘만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맨 아닌 MZ세대 취향 저격에 ‘올인’

기존 위스키의 통념을 깬 제품을 기획하고자 했다는 것이 페르노리카의 설명이다. 그만큼 위스키 등 주류 트렌드가 갈수록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30 젊은층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위스키의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더 디콘’ 론칭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 하는 미겔 파스칼(Miguel Pascual) 페르노리카 코리아 마케팅 총괄 전무 (사진=페르노리카코리아)
미겔 파스칼 페르노리카 코리아 마케팅 총괄 전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 위스키 시장 트렌드는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에서 몰트 위스키, 스카치 위스키 등으로 변화했다”며 “위스키 수요가 전체적으로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이는 세계에서 나타나는 노말리제이션(정상화) 현상으로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보다는 재미를 쫓는 MZ세대 취향에 맞게 제품을 출시한 셈이다. 과거 위스키는 중년 술로 불리며 40~50대 비즈니스맨들을 타겟팅했다. 과거 광고에는 수트를 빼입은 남성이 의자에 앉아 위스키를 즐기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트렌드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제품의 가격 역시 가성비 라인으로 꼽히는 6만원대다. 젊은 층의 하이볼 수요를 고려했다는 분석이 많다.

미겔 파스칼 전무는 “더 디콘은 현재 전 세계 60개국에 판매 중”이라며 “특히 한국보다 앞서 출시된 일본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소비자들은 과감하게 도전하고 새로운 시도를 즐긴다”며 “소비자들에게 완벽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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