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이 매트리스 전문기업 지누스를 인수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연결기준으로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지누스에 ‘범현대’ 간판을 달아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지누스는 오는 14일까지 현대백화점 충청점에 체험형 팝업 스토어 ‘지누스 원더베드’를 연다. 지누스는 지난해 11월 더현대서울을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미아점·중동점·충청점에서 2주씩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지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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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지누스 매출은 229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3억원으로 같은 기간 70.6%나 줄었다.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주요 고객사들이 과잉 재고를 막기 위해 발주를 제한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누스 성적표는 현대백화점으로서는 뼈 아프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5월 이윤재 전 회장 등이 보유한 지누스 지분 30%와 경영권을 8790억원에 인수했다. 그룹 역대 최대규모의 인수·합병(M&A)이었다. 하지만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누스는 열악한 시장 상황을 원인으로 꼽는다. 전체 판매량의 84%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으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물류비 상승 등으로 업황도 어려워지면서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도 부족했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인수 당시 가구·인테리어 사업 부문인 현대리바트, 건자재 부문인 현대L&C와 협력해 리빙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이를 통해 그룹 리빙분야를 2030년 매출 5조원대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백화점 점포나 그룹 내 주요 온라인몰에 입점한 것 외에는 뚜렷한 협업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현대백화점은 지난 1년간 인수 초반이라는 이유로 지누스 사업 구조 안정화에 집중해왔으며 시너지 모색엔 물음표가 붙는다.
| 지누스 실적 추이. (단위=백만원, 표=지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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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올해는 인수 2년차를 맞아 시너지 창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2분기에 현대백화점 고객층에 부합하는 프리미엄 라인업 ‘(가칭)지누스 시그니처’를 출시할 예정이다. ‘범현대 기업’이라는 간판에 맞춰 리바트·L&C와 협업 방안도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그룹 편입에 따른 지누스 안정화와 더불어 판매채널 다변화 등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며 “단기적인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계열사 간 협업을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무대도 넓힌다. 지누스가 진출한 19개국 중 인도네시아,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에서 ‘한국 대표 고급 백화점 계열 브랜드’라는 콘셉트로 마케팅 활동을 펼쳐 올해 매출 규모를 100억원대까지 키운다. 칠레,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
이를 통해 한국, 미국을 제외한 신흥 해외 시장 매출을 지난해 1380억원에서 2100억원으로 1.5배 가량 확대한다는 목표다. 국내에서는 공급가 기준 지난해 516억원인 매출을 3년 내 3000억원으로 6배 가까이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에서 현대백화점과 협업 효과가 톡톡할 것”이라며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 창출을 통해 올해 진정한 글로벌 톱 매트리스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