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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달 넘게 이어진 폭염으로 농가 피해도 누적되고 있다. 당국은 폭염이 이대로 계속되면 한달여 남은 추석 물가도 위태롭다며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오전 9시 현재 폭염 피해로 여의도의 2.8배인 2335㏊의 과수·채소밭 등이 일소(햇볕데임) 혹은 고사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올해 폭염에 따른 가축 폐사도 체온 조절이 어려운 닭을 중심으로 543만9000마리까지 늘었다.
피해 누적으로 농작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무(개당 2017원), 배추(개당 3482원) 도매가격은 지난 10일 기준 평년보다 각각 23.5%, 71.8% 높다. 김장김치 재료인 건고추(화건)도 평년의 1.6배 수준, 양배추, 시금치, 감자는 평년의 두 배 이상이다.
특히 과일 중에선 수박이 큰 폭 상승한 것을 빼면 아직 피해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으나 이대로면 사과나 배 등 아직 안정적인 과수의 작황이나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농식품부도 밭작물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고 보고 농업협동조합(농협)과 함께 물을 뿌리기 위한 스프링쿨러를 수일 내 집중 추가지원키로 했다. 농식품부가 국비 48억원을 투입하고 농협이 231억원을 얹는다. 과수피해를 위한 탄산칼슘과 영양제도 기존 16억원 지원 계획을 24억원 규모로 확대했다. 축사 냉방시설도 기존 60억원 지원 계획에서 수요조사를 통해 10억원을 추가 투입기로 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농업재해보험 개편도 추진한다. 현재 보험엔 이번에 피해가 집중된 노지채소는 빠져 있고 다른 폭염 피해 보상도 주계약이 아닌 특약사항이어서 농가는 제대로 보상받을 수 없었다. 정부가 지원하는 재해복구비(㏊당 175만원)가 받을 수 있는 전부다.
이 장관은 “폭염이 연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재해보험 제도를 근본적으로 손 댈 계획”이라며 “보장 대상을 노지채소로 확대하고 폭염 피해도 주계약으로 바꿀 수 있도록 농협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현 50%인 농업재해보험의 국고보조 비율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