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내달 1일부터 은행권의 거액 익스포져(위험 노출) 한도 규제가 강화된다. 신용공여에 대해서만 한도를 규제했지만, 앞으로는 주식, 채권, 보증 등을 포함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기본자본의 25% 이내로 관리한다. 이를 통해 은행권이 거래 기업 부도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부실 전이 가능성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 (그래픽=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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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18일 제1차 정례회의에서 ‘은행업감독규정’과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감독규정 개정으로 2019년 3월부터 행정지도로 시범 실시 중인 거액 익스포져 한도규제가 정식 제도화됐다. 거액 익스포져 한도규제는 바젤은행 감독위원회(BCBS)가 정한 국제기준이다. 당초 우리나라는 2020년 거액 익스포져 한도 규제를 정식 도입할 방침이었지만 코로나19를 고려해 정식 도입 일정을 연기했다.
거액 익스포져 한도규제는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가 거래상대방의 부도로 인한 대규모 손실 방지를 위해 거래상대방별 익스포져를 BIS 기본자본의 25% 이내로 관리토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기본자본에 보완자본(후순위채 등)을 더한 총자본의 25%로 규제했던 것보다 한층 강화됐다.
현행 신용공여한도 제도와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규제 적용 대상과 범위가 확대돼 통합적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거래상대방은 통제관계 있는 상대방뿐만 아니라 경제적 의존관계 모두를 고려한다. 또 익스포져 범위도 대출 등 자금지원 성격의 신용공여와 주식, 채권 등 금융상품 및 보증제공자의 보증금액 등을 포함한다.
다만 주택 관련 대출 등 보증기관의 보증 익스포져는 규제에서 제외했다. 서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서다. 미국, 호주 등 해외 당국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모기지 보증기관에 대해서는 규제 적용을 면제했다. 국책은행이 정부 현물출자로 취득한 주식도 규제 대상에서 제외다. 은행의 귀책 사유가 없는 기업 구조조정이나 합병 등으로 불가피하게 인수한 채권이나 주식, 대출도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아울러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수출입은행과 외국계은행지점, 대기업금융을 담당하지 않는 인터넷전문은행도 제외했다.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하는 한국산업은행은 규제를 2년간 유예를 받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은행권의 거액 편중 리스크 관리 수준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금융당국은 은행권 리스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국제기준 도입 등 필요한 제도개선을 충실하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