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우리은행 부당대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열린 첫 재판에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처남 김모(67)씨가 혐의를 부인했다.
| 서울남부지법(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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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양환승)의 심리로 17일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 1차 재판에서 김씨가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함께 기소된 전 우리은행 임원 임모(58)씨와 전 우리은행 부행장 성모(60)씨는 검찰 측 증거를 열람하지 못해 다음 기일에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이날 김씨 측은 검찰이 제기한 횡령과 사기 등의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횡령의 경우 (A사 명의로 받은 대출금은) 목적대로 대출금이 사용됐기 때문에 혐의가 성립될 수 없고, B사와 관련해서도 7억 5000만원을 대출 받았지만 이후 변제했기 때문에 횡령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문서 위조 및 사기 혐의와 관련해서는 “관련 회사로부터 대출에 필요한 권한을 위임받아 위임장에 날인하고 우리은행에서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성립되지 않고, 대출금도 (부동산 담보의) 매매가격을 부풀려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은행 본점의 여신 시스템에 따라 담보가 평가됐다는 점에서 사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전날 병합된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는 추후 기일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아내 명의의 회사 자금을 유용하고 부동산 계약서를 위조해 인수 가격을 부풀린 뒤 이를 이용해 우리은행으로부터 과도한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제3자에게 은행 대출을 해주는 대가로 총 5회에 걸쳐 10억 원 이상의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도 받는다.
임 전 본부장은 우리은행 신도림금융센터장과 선릉금융센터장으로 일하면서 손 전 회장의 처남 김씨와 친분을 쌓은 뒤 부당 대출에 관여한 혐의가 있다. 성 전 부행장은 2022년 9월부터 2023년 5월까지 4회에 걸쳐 약 154억원의 불법대출을 승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21일 손 전 회장을 소환해 100억원대의 추가적인 부당대출이 손 전 회장의 지휘하에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하고 그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범행에 대한 공모관계나 구체적인 가담행위에 관한 검찰의 증명 정도를 보면 피의자가 이를 다툴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