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올 들어 신종자본증권을 줄줄이 발행하고 있다. 5년 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이 돌아와 차환에 대비하는 등 운영 자금을 마련하면서 자기자본비율도 올리기 위해서다. 일부는 인수합병(M&A)을 위해 실탄을 마련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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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가 2100억원을 목표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해 이달 20일 수요 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다음 주 수요 예측을 진행하고 6월 내 발행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수요 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 금리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DGB금융지주도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대구은행의 증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 중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19일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지난 2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지난 11일 사전 수요 예측에는 6880억원이 모집돼 애초 2700억원을 모집하려던 계획에 비해 2.5배에 이르는 수요가 몰렸다. 최종 발행 금리는 4.27%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2019년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이 돌아와 차환을 위해 발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연 4.22% 금리로 358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과 부산은행도 지난 4월 각각 연 4.19% 금리에 4000억원, 연 4.37% 금리에 1000억권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금융지주, 은행들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것은 운영 자금 등을 조달하는 동시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종자본증권은 형식상 만기가 없어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예컨대 국민은행은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BIS 총 자본비율이 17.46%에서 0.15%포인트가량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달 금리가 낮아지면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진 것도 발행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초까지 금융지주 사이에선 금리 5%가 넘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지만 올해는 4%대로 떨어졌다. 우리금융지주가 발행하는 금리 4.27%는 올해 금융지주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 중 최저 수준이다. 일각에선 금융사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M&A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각도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금융은 증권·보험사 인수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