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글로벌 자본의 탈(脫)중국 러시로 인도가 최대 수혜국으로 떠오른 가운데 인도에서 최대 규모의 바이아웃 펀드가 탄생한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중국을 대신할 대체 투자처 및 신흥경제권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를 눈여겨보고는 통 큰 출자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 (사진=픽사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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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도 케다라캐피털은 오는 3월 말 안으로 17억달러(약 2조2676억원) 규모의 제 4호 바이아웃 펀드를 결성한다. 기존 출자자들이 전체 펀드 자금의 80%를, 미네소타대학과 크리블랜드클리닉 등 신규 출자자들이 나머지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케다라캐피털은 바이아웃 딜과 소수 지분 투자 등 기존 투자 전략을 이어가며 금융과 의료, 소비재, 소프트웨어 등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케다라캐피털은 싱가포르 테마섹과 세계 10대 사모펀드운용사인 제네럴아틀란틱 등에서 임원을 지낸 인물들이 지난 2011년 설립한 인도계 운용사로, 운용자산(AUM)은 약 4조8000억원에 달한다. 설립 이래 3개의 바이아웃 펀드를 통해 인도 안경 소매체인 ‘렌즈카트’와 인도 마힌드라 그룹 물류부문 ‘마힌드라 로지스틱스’, AU 스몰 파이낸스 뱅크 등을 인수했다.
해당 펀드가 예정대로 결성되면 인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바이아웃 펀드가 탄생하게 된다. 글로벌 자본의 탈중국 러시 효과로 인도에 대한 자본시장 관심이 최고조에 달하는 가운데 결성되는 대규모 펀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글로벌 운용사들은 지난해부터 인도 경제가 성장 궤도에 올라탔다다고 보고 인도에 주목해왔다. 인도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부상한데다 국민 소득 수준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소비재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에 투자업계 러브콜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특히 인도에는 상장 전 자금 수혈이 필요한 비상장 기업뿐 아니라 신용등급은 낮지만, 성장성이 뚜렷한 중소·중견 기업이 즐비해 다양한 투자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도 하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대신 인도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며 “중국은 경기침체로 가라앉는 반면, 인도는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인도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인도 투자에 특화된 글로벌 펀드가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글로벌 운용사들이 진입하는 상황에서 인도 현지 전통 운용사가 대규모 바이아웃 펀드를 결성한다는 것 자체는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