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대우건설, 1兆 PF 요지부동…6할이 ‘브릿지론’

대우건설, 상반기 말 PF 보증잔액 1조758억원
전년 말 대비 큰 차이 없어…미착공 6493억원
신규 증가분이 감소분 상쇄…업계 동향과 상반
“사모채·은행 대출 등 차입금 통해 유동성 확보”
  • 등록 2024-08-13 오후 7:39:37

    수정 2024-08-13 오후 7:39:37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대우건설(047040)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 규모가 1조원대에서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건설업계가 전반적으로 PF 보증 규모를 줄여나가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미착공 PF 규모가 여전히 60%에 달해 안전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대우건설 측은 PF 대응력 강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불확실성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전경. (사진=대우건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PF 보증잔액은 1조758억원으로 전년 말 1조541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이 중 비교적 위험도가 높은 미착공 PF(브릿지론) 규모는 6493억원으로 60.3%를 차지하고 있다.

PF는 본PF와 브릿지론으로 나뉜다. 이 중 브릿지론은 부동산 개발사업 과정에서 토지 매입 등 초기 단계에 필요한 대금을 조달하기 위해 일으킨 대출을 뜻한다. 본PF 대비 금리가 높고 사업 진행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부동산 경기가 악화 할수록 위험도가 높다.

PF 보증 잔액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최근 건설업계 동향과는 다소 상반된 모습이다. 건설업계는 태영건설의 재무 개선 작업(워크아웃) 돌입 이후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PF 규모를 줄여나가는 추세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PF 대출잔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34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 135조6000억원 대비 잔액이 줄었다.

대우건설의 PF 보증잔액이 지난해 대비 변화가 없는 것은 신규 수주에 따른 PF 증가분이 감소분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력인 주택 부문에 수주가 몰리면서 PF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4조2962억원을 수주했다. 이는 연간 목표치인 8조4500억원의 50.8%에 해당한다. 이 중 주택 부문은 3조2410억원으로 전체 수주의 75.4%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50%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토목과 플랜트부문은 각각 7946억원, 2895억원에 머물렀다.

세부적으로는 △성남 수진 1구역 재개발(7793억원) △인천 초저온 물류센터(4482억원)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5704억원) △대장~홍대 광역철도(2896억원) △동탄2 A76-2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2226억원) 등이다.

대우건설 측은 유동성 확보가 이뤄진 만큼 PF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사모채와 은행대출 등을 통해 충분한 자금 조달이 이뤄졌다는 게 대우건설 측 설명이다. 대우건설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490억원이다. 이는 전년 말 9816억원 대비 3.3% 감소한 수준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3월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신탁펀드로 설립된 ‘신용보증투자기구’(CGIF) 보증을 통해 1억 5000만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484억원)의 사모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에 따른 대우건설의 차입금 규모는 3조2485억원으로 전년말 2조3402억원 대비 28% 증가했다. 다만 차입금 증가로 레버리지(Leverage) 관련 지표는 악화됐다. 대우건설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91%로 전년 말 176.8% 대비 14.2%p 상승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PF 신규 발생 규모와 감소 규모가 비슷해 전체 보증 잔액에 큰 변화가 없었다”며 “여기에는 주택은 물론 상업용 시설과 데이터센터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유동성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를 위해 사모채와 은행 대출 등 차입금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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