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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은 19일 ‘바이든 시대 국제통상환경과 한국의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세계 무역 질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이 CPTPP 가입과 양질의 FDI 유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영관 KDI 선임연구위원은 “바이든 당선은 트럼프의 미국 일방주의를 마감했다는 점에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중장기적 동아시아 GVC 변화는 한국 주요 성장동력인 수출 전망에 불확실성을 드리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바이든의 통상정책 특징을 △다자주의와 국제규범 준수 △무역협정서 노동·환경 기준 강화 △미국 중심 GVC 강화 △대중국 강경노선 지속으로 요약했다.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환경·노동 문제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과 차별화하지만 중국 견제 측면에서는 유사한 점이 많다는 평가다.
2000년대 세계 무역의 급증과 함께 성장했던 중국의 수출입은 2010년대 들어 주춤한 모습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과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006년 35%와 29%에서 2019년 17%와 14%로 줄었다.
미·중 갈등과 중국을 배제한 CPTPP 발효는 중국의 수출입에 영향을 줘 동아시아 GVC에서 중국 비중 축소를 가져올 요인으로 꼽았다.
일본 주도로 2018년 12월 발효한 CPTPP도 중국에는 부담이다. CPTPP는 회원국에서 생산·수출하는 중간재는 자국 생산품으로 인정하는 누적원산지 제도를 적용한다. 송 연구위원은 “일본·베트남 등 CPTPP 가입 아세안 국가 중심의 새로운 GVC가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이 CPTPP에 가입하면 무역전환 효과로 동아시아 GVC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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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GVC 변화에 대응해 우리 정부의 CPTPP 가입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통상지형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송 연구위원은 “한국의 CPTPP 가입은 수출 시장 다변화를 촉진해 대중 수출의존도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CPTPP의 높은 시장개방 수준과 누적원산지 기준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수출 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우려 요인도 있다. CPTPP는 관세 철폐의 경우 즉시 철폐부터 최장 30년 철폐를 통해 최종 95~100%의 높은 자유화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 민감한 농식품 분야는 추가 개방 시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송 연구위원은 “한국이 CPTPP 회원국과 기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자유화율은 평균 78.4%로 일본의 CPTPP 농식품 분야 관세철폐율 76.2%보다 높다”며 “이를 고려하면 CPTPP 가입 협상 시 농식품 분야에서 한국의 민감한 사항을 관철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위원은 “CPTPP는 경제위기 상황에 대응한 국영기업·지정독점 기업의 일시 조치는 비상업적 지원과 차별대우 금지 조항 예외로 인정했다”며 “면세유와 같은 연료보조금은 금지 보조금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양질의 FDI 유치는 한국 경제에 필요한 투자를 늘리고 새로운 GVC에서 한국의 비중을 높일 정책으로 제시했다.
미·중 갈등과 CPTPP는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의 FDI를 중국 외 국가로 이전을 고려할 요인이다. 이에 중국 시장을 겨냥한 양질의 FDI를 한국에 유입시킬 기회라는 것이다.
송 연구위원은 “CPTPP 가입에 따른 저생산성 기업 퇴출은 근로자 지원과 재교육 등 복지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농업 문제는 보호장벽을 통해 수입을 억제하기보다는 공익형 직불제 등으로 농가 소득을 보전하고 농업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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