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보 노디스크가 추가로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가에서 한미약품(128940)이 위고비의 생산을 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위고비와 같은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 계열의 후보물질을 두루 개발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위고비의 생산 특성을 고려한 시설에 특화됐다는 내용이다. 이에 한미약품 측은 “시장에서 나온 하나의 분석일뿐, 회사의 사업 진행 과정을 연관지을 사안은 아니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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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3~25 사이값이면 과체중. 25 이상부터 비만으로 정의한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2년 100억 달러에서 2029년경 최소 17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초의 주1회 주사형 비만 치료제로 개발된 위고비는 지난 2021년 6월과 2022년 6월에 각각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차례로 승인받았다. 1960여 명의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위고비의 임상 3상에서 투약 68주째 환자들의 체중이 평균 15% 감소했다.
11일 의약품안전나라 임상시험승인현황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한국 등 다국가에서 △1일 1회 경구용 위고비 50㎎(2023년 8월 완료 예정) △주1회 피하주사형 위고비 2.4㎎(2023년 11월 완료 예정) △피하주사형 ‘카그리린티드 및 위고비’ 복합제(2024년 10월 완료 예정) 등 총 3건의 비만 적응증 관련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된 방식인 주1회 피하주사형 위고비 임상 3상이 오는 11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당초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의 해당 임상을 내달까지 완료해 2023년 하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10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의 CMO를 담당하던 미국 카탈란트의 벨기에 공장 내에서 진행되는 약물을 주사기에 충전하는 ‘시린지 필링’ 공정에서 제조 관행 문제가 불거져 FDA 허가가 지연됐다. 이후 위고비가 미국 시장에 완전히 재입고되기까지 이 문제를 해결는데 1년 이상이 소요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다국가 가교 임상도 지연됐고, 국내 도입목표 시점도 내년 상반기로 연달아 늦춰진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호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위고비는 GLP-1 계열의 효능제이다. 한미약품의 GLP-1 위탁생산 수주가 기대된다”며 “회사는 평택에 위치한 미생물 기반 생산 시설에서 GLP-1 및 글루카곤(GCG) 기반 여러 신약 후보물질을 생산해 임상을 진행해 경험을 쌓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지난 3월 바이오유럽에 참가하는 등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CMO 및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최대 1만2000ℓ급 첨단 대형 제조설비를 비롯해 완제 의약품 기준 연간 2000만 개 이상의 프리필드시린지 주사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약품 측은 이날 “미생물 기반 생물의약품 생산 능력은 국내 최대 규모다”며 “신약개발과 함께 신사업의 일환으로 CMO 및 CDMO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전했다. 동물세포 기반 설비를 갖춘 국내 주요 CMO 회사와 달리 미생물 기반 설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이어 “시장에서 나오는 GLP-1 제제 수주 관련 이야기는 증권사의 분석일 뿐이다. 관련해 언급할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