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오는 21일 열리는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2소위) 에 단통법 폐지안을 올려 논의할 예정이다. 여야는 단통법 폐지에는 같은 마음이지만, 단통법 폐지 이후 후속조치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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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각각 존속 필요성이 있는 규정을 포함한 전기통신사업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눈에 띄는 차이점이라면 여당안에는 없는 현행 단통법 3조 ‘지원금의 차별 지급 금지’ 조항이 야당안에 포함됐다. 해당 조항은 이통사가 △가입 유형(번호이동,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 △요금제 △거주 지역, 나이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의 사유로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당안은 ‘공정한 유통환경 조성’을 위해 이통사가 대리점과 협정을 체결할 때 대리점이 이용자에게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지시, 강요, 요구 유도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 정도가 눈에 띈다.
이는 정부와 국회가 소비자들에게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게 하자며 추진해 온 단통법 폐지의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일 수 있다. 과거 단통법은 일부 정보력이 강한 이용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해 온 과도한 휴대전화 구매 지원금을 차별없이 받을 수 있게 하자는 뜻에서 제정됐으나, 실제로는 지난 10년간 이동통신 사업자 간 지원금 경쟁을 막고 할인폭을 줄이는 효과를 불러왔다. 이에 단통법을 폐지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원금의 차별 지급금지 조항이 존속되면 이통사들의 자유로운 지원금 경쟁이 일어날 수 없고,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라는 단통법 폐지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제조사 장려금, 아예 없어질 수도
제조사 장려금 자료 제출 의무화는 되레 단통법 초기 사라진 규제를 되살리는 내용이어서 제조사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관련 조항은 10년 전 단통법이 처음 생겼을 때 도입됐다가, 3년 만인 2017년 일몰돼 없어졌다. 제조사의 자료제출 의무가 생길 경우 제조사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지원금이 외부에 알려질 수 있고,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한국보다 적은 지원금을 지급하는 국가에서 동일한 수준의 지원금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제조사들이 아예 장려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현재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은 휴대폰 구입시 장려금을 일부 분담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제조사 장려금 관련 자료 제출 의무화의 부활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제조사 장려금 자료 제출 의무화는 처음 도입됐을 때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한다는 논란 속에 일몰됐는데 갑자기 다시 도입한다는 것은 의아하다”며 “강하고 직접적인 규제보다는 자급제 형태로 단말기 가격과 통신비를 완전히 분리해 국민들이 체감하는 통신비를 낮추고 단말기도 여러가지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