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는 지난 1984년 두산그룹과 합작해 종로에 1호점을 낸 이후 1996년 목동에 100호점을 개설하고 2000년에 200호점을 여는 등 꾸준히 점포를 확대해왔다.
하지만 그 사이에 주인은 세 번이나 바뀌었다. 두산그룹이 2014년 유럽계 사모펀드(PEF)인 CVC캐피탈에 매각했고, 2017년 KG그룹에 이어 이번에 오케스트라PE를 네 번째 주인으로 맞이한 것이다.
KG그룹 품에 안긴 2017년에 KFC코리아는 1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듬해인 2018년 적자폭을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였고 2019년에는 3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 7억원대로 쪼그라들었던 영업이익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46억원, 61억원으로 늘었다. 올들어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처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던 만큼 그룹 내에서는 매각하기에 아깝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본사와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매각으로 방향을 잡았다.
KG그룹은 전일 거래종결을 알리면서 “부득이 매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KFC 글로벌 본사와 계약 해석상의 이견으로 다툼이 있었던 데다 국내 영업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천편일률적인 글로벌 운영 정책의 적용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측간 갈등은 로열티 지급에서 시작됐다. KFC 본사가 요구하는 로열티는 매출액의 6%로 글로벌 F&B 브랜드인 맥도널드와 버거킹의 5%를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배달 비중이 크게 높아지자 고객이 주문하면서 지불하는 배달료까지 로열티 징수 대상에 포함하면서 본격적으로 문제가 불거졌다.
이번 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매출의 90%가량이 매장에서 발생했다면 코로나 이후 배달 비중이 30% 정도로 높아졌다”며 “배달료까지 포함해서 로열티를 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 상 KFC 인수 당시 계약서에 인수 주체인 KG써닝라이프가 로열티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계열사가 대신 로열티를 내도록 연대보증을 서도록 한 내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밖에도 KG그룹이 F&B(식음료) 브랜드 사업을 하려면 사전에 KFC 본사와 논의해야 한다거나, 양측간 소송이 발생할 경우 소송비용은 KG그룹측이 부담한다는 등의 독소조항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개발은 물론이고 매장 내 조리기기, 서류양식 하나 바꾸는 것까지 본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빠르게 변화하는 외식 트렌드에 제대로 대응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평가다.
KG그룹 관계자는 “KFC를 인수한 후 턴어라운드 시키는데 성공했지만 계약서상 독소조항이 많았고 공정거래법상 충돌하는 부분도 있었다”며 “KFC의 더 큰 성장을 위해 매각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