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카카오(035720)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종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카카오뱅크(323410)로 불똥이 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흘러나오면서다. 그 여파로 카카오뱅크 주가는 이틀만에 10% 가까이 빠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의장은 이날 오전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통보를 받고 출석했다. 지난 19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CIO)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김 전 의장까지 금감원에 소환된 것이다.
금감원은 카카오가 지난 2월 SM 경영권 인수 경쟁을 벌이던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려 SM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의장은 주가 조작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즉답을 하지 않고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한 뒤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다만 카카오가 처벌받지 않고 김 전 의장만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에는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되지 않는단 의견도 있다. 은행(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법인(카카오)까지만 적격성 심사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법제처가 이런 취지의 유권 해석을 내린 적이 있다. 김 전 의장은 카카오의 최대주주로 약 13% 지분(특수관계인 포함시 24%)을 보유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 주주는 아니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의 사회적 신용 요건은 대주주가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양벌 규정 적용 가능성에 대해선 법조계는 유보적인 의견이 많다. 허진영 법무법인 윤성 변호사는 “개인의 일탈 행위로만 치부할 수 있는지 등은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올해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며 성장하던 카카오뱅크 입장에선 대형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이마 주가가 급락하는 등 ‘카카오 리스크’는 카카오뱅크로 전이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지난 20일 5% 넘게 급락하더니 이날도 3.9% 내리며 4만원 선 아래로 떨어졌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카카오 수사와 관련해 “어느 정도 실체 규명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