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 적자 지속에…최대주주 어피너티, 투자금 회수 총력

내달 주총 열고 자본준비금 감액…배당 전망
작년에도 830억 배당해 어피너티 683억 챙겨
자산 매각 잇따라…본점 안성공장도 운영 중단
실적 악화에 엑시트 어려워…중간 회수 골몰
  • 등록 2023-11-15 오후 5:11:41

    수정 2023-11-16 오전 9:18:06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락앤락(115390) 투자금 회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락앤락의 실적 악화로 회사 매각 가능성이 낮아지게 되자 공장 매각이나 배당 등으로 중간 회수 방법을 찾는 모습이다.

락앤락 공장 이미지. (사진=락앤락 홈페이지 갈무리)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락앤락은 다음 달 2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준비금 감액의 건’ 등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자본준비금을 감액하고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배당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락앤락은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라는 입장이지만 통상 자본준비금 감액을 통한 배당은 투자금 회수로 간주하는 만큼 어피너티의 투자금 중간 회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락앤락은 지난해에도 총 83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단행했으며 이중 어피너티가 683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8월 유상 감자를 통해 현금을 일부 확보했다. 전체 주식 가운데 13.7%(687만4033주)를 주당 5819원에 유상 소각하기로 하면서 총 400억원을 배당했다. 이를 통해 어피너티는 287억원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부동산 매각 움직임도 포착된다. 락앤락은 지난 6일 경기 안성공장 운영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안성공장은 매출액의 13%를 담당하는 생산시설이자 정관상 락앤락 본점 소재지다. 회사 측은 생산효율 제고 및 비용 절감을 위해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안성공장 역시 앞서 매각된 국내·외 생산시설과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락앤락은 2021년 충남 아산에 있는 1만9835㎡(약 6000평) 규모 창고를, 지난해엔 7만7423㎡(약 2만3420평) 규모 아산 공장을 매각했다. 베트남·인도·중국 등 해외법인도 일부 청산했다.

자산 매각으로 마련한 재원은 재투자가 아닌 어피너티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PEF 운용사는 일반적으로 포트폴리오 기업을 인수 후 3~5년 안에 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데 어피너티는 6년째 엑시트에 나서지 못하고 있어서다.

어피너티는 2017년 락앤락 지분 63.56%를 주당 1만8000원, 6293억원에 매입했다. 이중 절반인 3235억원은 인수금융으로 마련했는데 지난해 12월 만기가 도래하면서 대주단과 협의해 만기를 3년 연장했다.

어피너티는 남은 2년 안에 엑시트 여건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2년간 락앤락 대표를 네 차례나 갈아치우며 쇄신에 나섰지만 실적 개선 전망은 안갯속이다. 현재 락앤락 주가는 6010원(14일 종가 기준)으로 인수가와 비교하면 3분의 1토막 났다.

락앤락 영업이익은 2017년 516억원에서 지난해 23억원으로 95.5% 급감했다. 올해 3분기에는 영업손실이 23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6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8% 감소했다. 계속된 부진에 시장에선 락앤락 사업부 분할 매각안도 거론되고 있다.

락앤락 관계자는 “지난 5년간 영업손실이 누적돼 오면서 회사 생존을 위해 안성공장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투자금 회수와 관련해선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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