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 매각을 통해 유럽 집행위원회(EC) 등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대한항공과의 합병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매각 불가시 합병 무산으로 이어져 아시아나항공에 제공된 3조6000억원의 공적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4일 국정감사에서 “아시아나 이사회가(화물사업 부문을) 살리기로 의결하면 또 국민의 혈세 또는 공적자금이 얼마나 들어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MM 매각도 여전히 비판적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하림그룹과 동원그룹, LX그룹이 HMM 실사를 중이다. 실사는 내달 하순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산업은행 안팎의 시선은 비관적이다. 매각 중단 관측도 끊임없이 나온다. 매각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이 최소 5조원 이상의 HMM의 몸값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강 회장은 최근 “적격인수자가 없다면 당연히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고 발언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산업은행이 직후 해명을 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HMM 매각과 관련해 여당과 정부 내 기류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KDB생명의 다섯 차례 매각 시도도 실패로 귀결됐다. KDB생명 정상화에 투입해야 할 자금이 인수금액보다 큰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재매각 계획도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어 언제 재개할지 미정이다. 강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매각 속도전을 강조했지만, 매각 작업이 난기류에 빠지면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