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금융시장 불안과 미분양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주요 건설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우발채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유의해야 할만한 우발채무가 현금유동성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부동산 침체 장기화 시나리오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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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 11곳의 부동산 PF 우발채무는 2022년 9월 말 기준 94조2000억원에 달한다. 책임준공 미이행 시 채무인수(PF 차입금액 혹은 약정금액 혹은 약정한도액), 중도금대출, 정비사업, 일반 도급사업 PF 보증을 포함한 개발사업 우발채무다.
건설사별로 현대건설 24조 8000억원, 포스코건설 8조 3000억원, GS건설 14조 5000억원, 롯데건설 12조 8000억원, 대우건설 10조 2000억원, 태영건설 7조 5000억원, HDC현대산업개발 6조원, KCC건설 3조 2000억원, 동부건설 3조 4000억원, 코오롱글로벌 2조원, HL D&I 한라 1조 5000억원 순이다. 같은 기간 건설사들의 보유 현금 유동성은 12조원에 불과하다.
금융권에선 부동산 경기 침체가 현재보다 더 악화한다면 부동산 PF의 리스크는 건설사의 재무 위험에서 경영리스크로까지 덮칠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주택 미분양이 꺾이지 않고 증가하는데다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인허가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미분양관리지역은 증가추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제74차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관리지역은 종전 10곳에서 13곳으로 증가했다.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사업 예정자는 해당 지역에서 분양보증을 발급받기 위해 사전심사를 받아야 한다.
건설사 중에는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이 미분양위험지역의 브릿지론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미분양 위험지역 브릿지론이 1조4000억원 규모다. 인천 4700억원, 대전 3900억원, 대구 3400억원, 기타지방 1500억원 순이다. 태영건설은 분양 위험지역 브릿지론이 5600억원 규모다. 대전 1900억원, 경남 김해시 1100억원, 경북 구미시 1400억원, 기타지방 약 1200억원이다.
|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미분양 홍보관 사무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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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론은 건설사가 차주인 시행사에 연대보증이나 채무인수, 자금보충을 통해 신용보강을 한다. 착공 전 토지비와 초기 사업비로 이용하는 브릿지론이 본PF로 넘어가지 못하면 건설사의 우발채무로 번진다. 실제 일부 사업장에선 부동산 PF우발채무로 현실화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1월 울산 동구 일산동 푸르지오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브릿지론(제2금융권 차입금) 900억원 가운데 440억원을 자체 자금으로 상환했다. 분양경기 악화로 대주단이 PF관련 이자율, 수수료율 등 조건을 합의하지 못했다. 당장 440억원을 내놓기 어려운 건설사였다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사업을 진행하다가 더 큰 위기에 몰렸을 것이란 평가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악화 시나리오에 대비해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신용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세진 나이스 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PF우발채무와 자체 차입부담이 큰 건설사는 신용위험 확대 여부에 대한 더욱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현금유동성과 재무여력 확보 수준이 건설사 대응력의 핵심 요소인 만큼 대비를 해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