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무난히 흐르는 것 같았던
보령(003850)바이오파마 인수전이 ‘새로고침’ 버튼을 눌렀다. 유력 인수 후보자로 꼽히던
동원산업(006040)이 인수 철회 의사를 공식화하면서다. 가격 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이견이 인수 무산까지 이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2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보령바이오파마와 매각 주관사 삼일PwC는 동원산업에 부여했던 단독 실사권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이 체결한 양해각서(MOU)도 무효가 됐다. 단독 실사권은 공장이나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조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동원산업도 이날 공시를 통해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와 관련해 2월 23일부로 부여받았던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양사 간 합의에 따라 해지했다”며 “본 건에 대한 인수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매각가 이슈가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원산업은 원매자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제안하면서 단독 실사권을 부여받았다. 앞선 과정에서 원매자가 얼마를 내겠다고 제시한 상황에서 우선협상자 지위 결렬은 곧 막판 가격 조율에서 이견을 보였다는 것을 의미해서다.
유력 후보군이 우선협상권을 내려놓으면서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전은 새 국면에 진입했다. 매각 측은 인수에 관심이 있던 원매자를 중심으로 매각전을 새로 꾸린다는 계획이다. 예비입찰 당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후보자를 주축으로 인수 의사를 재타진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다만 유력 원매자 이탈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워야 한다는 과제가 더해진 상황이다.
매각 대상은 보령바이오파마 최대주주인 보령파트너스(69.29%)와 보령파트너스 대표이자 보령그룹 3세 경영인인 김정균 대표(1.78%)의 지분 등이 포함된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100%다.
지난 1991년 설립한 보령바이오파마는 예방백신과 제대혈, 유전체 진단, 면역요법 치료제 등을 생산하고 있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상각전영업이익(에비타)은 2021년 기준 26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