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왕·진짬뽕 영광 어디로?…음식료株 `날개없는 추락`

음식료업종 올들어 27% 하락…전업종중 '꼴찌'
오뚜기·농심·오리온 20~30%대↓…실적부진 지속
"히트제품 주기 짧아…여전히 비싼 주가"
  • 등록 2016-08-18 오후 4:13:22

    수정 2016-08-18 오후 4:13:22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음식료주(株)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짜왕과 진짬뽕, 초코파이 바나나맛 등 지난해 음식료업계를 주름잡은 영광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주가는 끝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히트제품들이 실적을 견고하게 하는 요소로 자리잡지 못하고 되려 업체간 경쟁만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음식료품업종지수는 전일대비 1.8% 하락한 4516.10으로 전(全)업종 중 가장 부진했다. 음식료업지수는 올들어서만 27%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4.6% 상승한 것과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개별 종목별로는 동원(003580) F&B가 연초 이후 42% 하락해 가장 낙폭이 컸고 오뚜기(007310)오리온(001800), 크라운제과(005740), 삼립식품(005610) 등 국내 음식료주를 대표하는 종목들이 같은 기간 줄줄이 30% 이상 하락해 업종 부진을 이끌었다.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실적 부진이다. 1분기에 원가율 상승에 이어 2분기에는 경쟁 비용까지 증가하면서 대부분 기업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2분기 음식료 섹터 주요 15개 종목의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10.3%, 3.3% 증가하는데 그쳤는데 대형 기업 중 유일하게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한 KT&G(033780)를 제외하면 합산 영업이익은 오히려 3.1%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공전의 히트 상품을 출시한 제조사들의 주가 하락폭이 더 컸다는 점이다. ‘짜왕’을 출시한 농심은 올들어 26% 하락했고 ‘진짬뽕’으로 히트친 오뚜기(007310)는 35.76% 급락했다. 창립 60주년을 맞아 ‘초코파이 바나나맛’을 내놓으며 품귀현상을 빚었던 오리온(001800)도 36% 밀렸다. ‘좋은데이’로 과일맛 소주 열풍을 불렀던 무학(033920) 역시 -38%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런 현상은 주가가 높아질대로 높아진데다 히트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빠르게 식으면서 나타났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같은 경우 지난해 짜왕의 매출 기저효과가 있고 라면부문 광고판촉비가 늘었다”며 “라면값이 오르면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수 있지만 아직까지 가격인상 신호는 관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 성장률이 둔화된 가운데 경쟁 비용이 크게 증가한 점이 2분기 실적의 특징”이라며 “지난해 새로운 성장테마로 각광받았던 히트제품이 견고한 실적 동인으로 자리잡는데 실패하고 오히려 우후죽순 ‘미투’ 상품만 많아지면서 경쟁을 심화시키고 브랜드 싸이클을 단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까지 밸류에이션이 높아 투자 매력이 낮고 실적 성장의 가시성이 낮아 투자매력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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