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의 지각변동'…현대차·기아 상장사 영업익 1·2위 등극 확실시

현대차 영업익 15조·기아 12조원 돌파 전망
'14년간 부동의 1위' 삼성전자 뛰어넘을 듯
주요국 전기차 생산 강화에 올해도 핑크빛
  • 등록 2024-01-17 오후 4:53:23

    수정 2024-01-17 오후 7:33:08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14년 만에 국내 상장사의 지각변동이 이뤄진다.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양사 합산 2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영업이익 1·2위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자동차 수요 둔화에 따른 완성차 업황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친환경차와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사옥 전경.(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 ‘역대급’ 27조 영업익 돌파 전망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각각 162조6426억원, 15조4374억원이다. 이 경우 현대차는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5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기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00조5648억원, 영업이익은 12조23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 역시 영업이익 10조원 돌파는 처음이다.

전망대로라면 현대차와 기아 양사 합산 영업이익은 27조4611억원에 달한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전년(17조529억원)보다 10조원 이상 많은 수치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2009년 이후 14년 동안 부동의 영업이익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상장사 1위와 2위 자리에 오를 것이 유력시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에 따라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어 6조54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먼저 북미와 인도 등 해외에서 선전한 덕이 크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미국에서만 지난해 전년보다 12.1% 증가한 165만2821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시장 진출 이후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며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포드에 이어 판매 순위 4위에 처음 오르는 성과도 냈다.

그 배경에는 레저용차(RV)와 친환경차,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량이 자리한다. 현대차·기아가 지난 한해 미국에서 판매한 친환경 차량은 총 27만8122대로 판매량이 전년 대비 52.3% 급증했다. RV차량은 총 121만8108대 팔리며 같은 기간 15.9% 늘었다. 제네시스는 2015년 브랜드 출범 후 7년10개월 만인 지난해 8월 전체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한 바 있다.

‘세계 3위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서의 판매량이 늘며 입지를 강화한 영향도 크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한해 인도에서 총 76만5786대를 팔았다. 내수 판매는 전년(55만2511대) 대비 9% 증가한 60만2111대를 기록하며 연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기아도 인도 시장에서 총 25만5000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美 조지아 공장 가동·신흥국 투자…“올해도 긍정적”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744만3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지난해 총 판매량인 730만2451대보다 1.9% 늘어난 규모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친환경차와 고부가가치 차량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지속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총 360만대(현대차 200만대·기아 16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중심 증설을 본격화하는 등 생산 역량도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연간 생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신공장 가동을 올해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기아 역시 올해 2분기부터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SUV) 모델인 ‘EV9’ 현지 생산에 돌입한다. 최근에는 지난해 인수한 인도 탈레가온 공장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인도네시아 공장 설비 공사를 진행하는 등 현지 전기차 생산능력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대기수요 해소,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등 요인이 올해 실적에 대한 우려로 자리잡고 있다”며 “다만 미국 조지아 공장과 신흥국, 전기차 중심 증설 등으로 지난해와 같은 이익 규모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시장에서의 전기차 생산 본격화, 제네시스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 안착, 신흥국 시장에서의 성장 등 영향으로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며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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