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새 M&A 14.3조 ‘쾅쾅’…작년 거래액 절반 추월

[불타는 M&A 시장]
두달간 이뤄진 M&A 14.3조원
지난해 거래 규모 절반 넘어서
조단위 빅딜 5건 체결…분위기↑
다양한 업종…억눌린 투심 폭발
"매각 애먹던 매물 재등판 유력"
  • 등록 2023-03-07 오후 8:24:32

    수정 2023-03-07 오후 7:24:36

[이데일리 김성훈 김연지 김근우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이 지난해 부진을 털고 불을 뿜어내고 있다. 최근 두 달간 거래된 M&A 거래 규모가 지난해 전체 규모 절반을 웃돌면서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어서다. 금리 인상 찬바람에 올해 상반기까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이 빗나간 것이다.

국내외를 넘나드는 조 단위 빅딜이 잇따른데다 ‘공개매수’로 촉발된 경영권 인수 경쟁이 시장 열기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예상을 깨고 시장 분위기가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오랜 기간 새 주인을 찾지 못한 매물마저 시장에 재등판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7일 이데일리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두 달간 자본시장에서 이뤄진 M&A 거래(인수매매계약 체결·잔금 납입 포함)를 전수 조사(금융감독원 전자공시·공식 발표 기준)한 결과, 14조333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뤄진 전체 M&A 거래 규모가 26조3184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달 새 지난해 절반 규모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두 건에 그쳤던 조 단위 M&A도 이 기간 5건이나 체결됐다. 지난해 마감을 이틀 앞두고 2조4000억원에 인수 계약을 체결한 3D 구강스캐너 업체인 ‘메디트’를 비롯해 네이버(035420) 창사 이래 최대 M&A 규모인 1조 5000억원에 인수한 미국판 당근마켓 ‘포쉬마크’가 1월 M&A 마침표를 찍었다.

열기는 2월 들어 더 뜨거워졌다. 지난달 1일에는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가 미국 진단 기업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를 2조원에 인수 완료했다. 같은 달 27일에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UCK코리아 컨소시엄이 오스템임플란트 최대주주 지분과 공개매수를 더해 지분 74.4%를 약 2조2779억원에 인수했다. 2월의 끝자락에는 스웨덴계 PEF 운용사인 EQT파트너스가 SK쉴더스 지분 36.9%를 약 2조 원에 인수하며 국내 투자 신호탄을 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이뤄지는 M&A가 특정 업종 쏠림 없이 헬스케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바이오, IT(정보통신) 등 여러 분야에 걸쳐 포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시장 전체를 억누르고 있던 투자심리가 올해를 기점으로 제대로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금리 인상이 더는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에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기록적인 저점을 기록하고 있는 현 시점을 기회를 봐야 한다는 전략이 겹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한 PEF 운용사 대표는 “금리 인상 기조가 예상 수준에 들어왔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본다”며 “밸류에이션이 크게 빠진 상황에서 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원매자들이 본격적으로 나선 결과”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매각 작업에 애를 먹던 매물들도 이번 기회에 기회를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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