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대거세미나방 모습.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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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옥수수나 수수 같은 작물에 큰 피해를 주는 열대거세미나방이 중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는 국내 유입 우려에 긴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열대거세미나방이 최근 전 세계 93개국, 특히 중국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국내 유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대비에 나섰다고 29일 밝혔다.
열대거세미나방은 유충 과정에서 옥수수 등 화본과 작물 등 약 80여 식물의 잎, 줄기에 큰 피해를 준다. 아프리카에서는 연간 옥수수 수확량의 20%가 이 나방 유충에 피해를 보고 있다. 전 세계 옥수수 생산량의 5%에 이르는 양이다. 중국도 수확량의 5~10%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의 발생은 없지만 중국 남부지역에서 편서풍 기류를 타고 날아오거나 수입 농산물에 묻어 올 가능성이 있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이 나방은 겨울을 날 수 없어 정착 가능성은 낮지만 7~9월께 번식과 개체수 증가로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중국에서 매년 날아와 피해가 매년 반복할 가능성도 있다.
농식품부는 소속기관인 농림축산검역본부와 농업연구기관 농촌진흥청과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진청은 국내 유입 초기부터 방제에 나설 수 있도록 필요 약제를 이달 말까지 직권 등록기로 했다. 벼, 옥수수, 수수 등 피해 가능성이 큰 26개 작물에 대한 농약성분 19종 52개 품목이 등록 대상이다.
검역본부는 열대거세미나방 발생지역에서 수입하는 옥수수, 사탕수수 등에 대한 현장 검역 수량을 두 배 늘리기로 했다. 이달 초에는 국제공항과 주요 무역항, 옥수수 주산지를 중심으로 예찰 트랩도 확대 설치를 마쳤다. 또 검역본부 예찰 담당자와 도농업기술원·시군농업기술센터 담당공무원과 관련 농업인을 대상으로 열대거세미나방의 특징과 위험성을 알리고 방제 매뉴얼을 전해나갈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열대거세미나방을 발견한 농가는 즉시 시군농업기술센터나 농촌진흥청에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