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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화살이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로 향하고 있다. 공모금액의 일정 비율로 수수료를 받는 구조인 만큼 공모가를 기업가치보다 과도하게 부풀려 책정하는 바람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모금액 3% 안팎 주관사 수수료로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278470)은 대표 상장 주관을 맡은 신한투자증권에 성과보수로 5억6850만원을 책정했다. 에이피알은 상장관련 업무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기본 수수료 외에 총 공모금액의 1%에 해당하는 금액 범위 안에서 성과 수수료를 차등 지급할 수 있다고 증권신고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에이피알은 이번 상장 인수 수수료로 대표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은 3.75%, 하나증권은 3%를 책정했다. 인수대가로는 신한투자증권에 약 28억원을, 하나증권에는 약 6억원을 지급한다. 인수수량은 신한투자증권이 전체 물량의 80%인 30만3200주, 하나증권이 20%인 7만5800주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증권은 현대힘스의 상장 주관을 맡아 인수금액 636억원에 대한 인수 대가로 약 22억원의 수수료를 책정받았다. 이닉스의 상장 주관을 맡은 삼성증권은 인수금액 420억에 대한 인수대가로 약 16억원을, 케이엔알시스템의 공동대표주관사를 맡은 DB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은 인수대가로 각각 6억5826만원을 확정했다.
일각에선 상장 예정 기업의 가치를 분석할때 증권사가 제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공모가를 높여 공모자금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예비 상장사의 니즈와 IPO 시장으로 돈 몰리는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증권사도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다는 것이다. 공모금액이 늘어날 수록 손에 쥐는 수수료 수입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신규 IPO 기업들의 공모가가 희망공모밴드보다 점점 더 높은 가격에 결정되면서 주관사가 받는 수수료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증권사들이 수수료 때문에 몸값을 일부러 부풀리고 제대로 평가하지 않다보니 투자자들의 손해도 커지는 상황”이라며 “IPO 기업의 덩치에 따라 수수료의 갭이 커지므로, 수수료 수익 극대화를 위해 좋은 것은 포장하고 나쁜 것은 감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희망공모밴드 상단 대비 공모가 평균이 5.9% 높았던 반면 올해는 평균 1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장 기업들을 살펴보면 희망공모밴드 상단보다 공모가를 25% 이상 높이는 경우도 등장했다. 에이피알은 25%, 이닉스는 27.3%를 넘어선 수준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13일 상장한 오상헬스케어는 33.3% 높은 수준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상장후 주가 하락…공모주 투자자만 눈물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적정 가치보다 높게 공모가가 산정되면 상장 후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닉스는 상장 첫날 종가 3만7100원을 기록했지만 이날 2만2850원까지 하락했다. 최근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에이피알 역시 상장 당일 종가 대비 낮은 수준의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상장 첫날 종가 31만7500원을 기록했던 에이피알은 이날 2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현대힘스, HB인베스트먼트 등 올해 상장한 기업 대다수가 상장 첫날보다 현재 주가가 낮은 상태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가를 하회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고 신규상장 기업들의 시장대비 수익률도 낮아지고 있다”며 “상장 6개월 미만 기업들의 전체 시장대비 상대수익률은 작년 11월 26.5%포인트(p)에서 올해 1월 7.9%p, 2월 3.1%p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모가가 비싸게 책정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유통시장에선 기대수익률을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