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아모레퍼시픽 해외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사업이 부진의 늪에서 빠져 있다. 중화권에서의 판매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상하이 사업장 가동률을 10%대까지 떨어뜨렸다.
19일 아모레퍼시픽(090430)이 최근 공시한 분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1~3분기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기초화장품(스킨케어) 중국 상하이 사업장의 평균 가동률은 16.7%로 집계됐다. 색조(메이크업) 중국 상하이 사업장의 평균 가동률도 21.7%에 그쳤다.
| (단위=%, 자료=아모레퍼시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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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사업장의 평균 가동률이 지난해 스킨케어 56.1%, 메이크업 55.4%였던 데 비해 올해의 경우 절반 수준 이하로 급락했다. 설비 가동률은 설비 표준 생산능력(CAPA)에 실제 주문 수량을 나눈 값이다. 비누, 치약 등 데일리뷰티 중국 상하이 사업장만이 3분기 누적 평균 가동률 65.3%로 지난해(72.2%)와 비교해 체면치레 한 수준이다.
경기 오산에 있는 국내 스킨케어·메이크업 사업장은 올해 3분기까지의 평균 가동률이 각각 94.1%, 93.9% 등 90%대를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중국에서의 화장품 분야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사업은 사업 구조 개선 작업으로 제품 운영과 영업채널에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며 “상하이 사업장의 주요 생산 브랜드는 ‘이니스프리’·‘마몽드’·‘려’ 등으로 중국 사업의 매출 감소와 함께 재고 관리 차원의 생산 계획 조율로 사업장 가동률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중국·홍콩·대만을 포함한 중화권은 아모레퍼시픽 매출액 40%(2023년 기준)를 차지하는 해외매출액 가운데서도 5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 비중이 높다.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팬데믹에 애국 소비 흐름 등이 겹치면서 중화권에서의 성장세가 꺾였고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줄어든 3535억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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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2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중화권에서 거래 구조 개선과 오프라인 채널 효율화로 수익성을 개선해 손익 턴어라운드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4분기 기준 중국 사업장의 가동률은 려 브랜드를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고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사업이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업 구조 재편과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지 생산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 전용 상품을 강화하고 현지 고객 수요를 반영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