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건설사 중 유일하게 사절단에 포함된 윤영준(
사진) 현대건설 사장의 행보가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윤 사장의 미 경제사절단 합류는 차세대 원전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교두보 마련이라는 해석이다.
|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사진=현대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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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사장은 1987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후 35년간 건설과 주택사업에 잔뼈가 굵은 ‘건설맨’이지만 고금리, 경제 침체 등으로 주택시장의 장기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까지 상승하자 전면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이 불가피해졌고 그 가운데 원전 사업을 정조준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소형모듈원전 제휴기업인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홀텍)과 SMR-160의 첫 상용화를 위한 표준모델 상세설계와 사업화에 대한 착수식을 갖고 미 소형모듈원전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윤 사장은 이번 방미 기간 중 미국 홀텍과 ‘팀 홀텍’을 구성해 우크라이나 원자력공사 에네르고아톰과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재건을 위해 SMR 건설 협력계약을 맺는 등 원전 사업의 광폭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팀 홀텍은 2029년 3월까지 우크라이나에 SMR-160 파일롯 프로젝트의 전력망을 연결하고 추가 20기를 신속하게 배치하기 위한 실행계획 공동 개발과 원전 건설에 필요한 부품 생산의 현지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SMR-160 모델은 160㎿급 경수로형 소형모듈원전으로서 사막, 극지 등 지역이나 환경적 제한 없이 배치할 수 있는 범용 원전이다. 이번 방미 기간 중 현대건설과 홀텍의 업무협약 체결은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방미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2021년말부터 홀텍과 SMR개발·사업 동반 진출 협약을 체결한 현대건설은 첫 상용화를 위한 표준모델 상세설계와 사업화까지 손을 잡고 있다. 현대건설의 참여하에 산출한 상세설계의 결과물들은 미국 내 최초 SMR 건설허가 신청을 위한 제반 자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세계 각국에 배치할 소형모듈원자로의 디자인에도 똑같이 적용한다.
윤영준 사장은 “가장 주목할 것은 SMR 등 차세대 원전 기술과 해외 신시장 개척 스토리”라며 “이미 확보한 SMR 최초 호기 모델은 글로벌 선진사와의 협업을 통해 상세설계에 이어 실제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 윤영준(왼쪽 첫번째) 현대건설 사장이 25일(현지시간)미국 워싱턴D.C 왈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크리스 싱(〃 두번째)홀텍 대표, 이인호(〃 네번째)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과 원전산업 협력 강화를 위한 3자간 업무협약을 맺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업무협약은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한·미 첨단산업 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행사에서 이뤄졌다. 이창양(〃세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MOU 체결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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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현대건설은 한국형 대형원전 사업을 기반으로 소형모듈원전(SMR), 원전해체, 사용후핵연료 처리 등 원전 전 분야에 걸친 관리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현대건설의 원전 사업 포트폴리오가 주택시장 불황기를 극복하는 대체 사업으로서 새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내다보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원가율은 상승하겠으나 미국과의 원전 협력 등을 통해 국내 주택 부문의 부진을 만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ESG경영을 중시하는 세계적 기조에 맞춰 원전해체와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생산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최근 현대건설은 정관변경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신규사업으로 추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