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일·중 가지 못한 달 남극, 인도가 ‘첫 발’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인도가 발사한 ‘찬드라얀 3호’가 달 남극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달 착륙에 성공한 국가는 옛소련과 미국, 중국에 이어 인도까지 4개국이 됐다. 달 표면에 처음 착륙한 국가는 1966년 루나-9 탐사선을 발사한 옛소련이다. 미국의 우주 비행사인 닐 암스트롱은 1969년 달 표면을 걸은 최초의 우주인이 됐다.
달 남극에 착륙한 국가는 인도가 최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러시아가 루나 25호를 발사해 반세기만에 달 탐사에 도전한 바 있다. 하지만 루나 25호는 달 표면에 추락해 파괴돼 착륙에 실패했다. 일본과 중국, 이스라엘 등도 그간 달 남극 착륙 시도가 무산됐다.
인도가 달에 우주선을 착륙시킨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시도다. ISRO는 2019년 찬드라얀 2호를 발사해 달 궤도까지 진입했지만 착륙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찬드라얀 3호는 4년여만에 다시 시도한 것이다.
찬드라얀 3호의 착륙 시도 전부터 인도 안팎에서는 뜨거운 관심이 몰렸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벵갈루루 외곽에 위치한 우주선 지휘 센터는 착륙 예정 시간이었던 오후 6시 4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9시 34분) 이전부터 ISRO 관계자와 과학자들이 대형 스크린에서 착륙선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인도 신문과 뉴스 채널은 착륙 카운트 다운을 알리는 배너 헤드라인을 내보냈고고 인도 전역 예배당에선 착륙을 성공하는 기도회가 열리기도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현지에서 찬드라얀 3호의 달 착륙을 지켜봤다. 모디 총리는 착륙 성공 후 “이것은 새로운 인도의 승리의 함성”이라고 기뻐했다.
|
◇달 장기 체류 가능할까…기술 개발 이어질듯
인도가 러시아의 실패 직후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한 첫 국가가 됐지만 앞으로 다른 국가들의 도전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은 내년 달 남극을 탐사하는 창어 6·7호를 발사하고 2027년 창어 8호를 발사해 2030년 이후 달 남극 기지 건설을 위한 구조 시험을 진행할 방침이다.
달 남극에 대한 탐험이 계속되는 이유는 이곳에 얼음이 있기 때문이다. 얼음이 있으면 우주비행사가 물에서 수소를 분리해 연료로 사용할 수 있고 식수나 산소 공급도 가능하다. 현지에서 물을 확보함으로써 단발성 탐험이 아닌 달에서의 장기 체류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
컨설팅회사인 스페이스텍 파트너스의 칼라 필로티코 파트너 겸 전무이사는 로이터에 “(달) 남극에 착륙하면 실제로 달에서 물이 얼음이 있는지 탐사할 수 있다”며 “이는 달의 지질학에 대한 데이터와 과학을 축적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ISRO는 성명을 통해 “찬드라얀 3호의 성공적인 착륙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탐험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기념비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인도 과학기술의 역량을 축하하면서 과학 탐구와 혁신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적인 성과 뿐 아니라 정치적 측면에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AP통신은 “핵무장과 함께 지난해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인도의 모디 총리는 기술·우주강국으로서의 인도의 위상을 과시하고 싶어 한다”며 “달 탐사에 성공하면 모디 총리는 글로벌 엘리트 국가로 부상하는 인도의 이미지와 잘 어울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