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국내 사모신용펀드(PCF·운용사가 사모로 자금을 모아 회사채와 기업 대출, 구조화 상품 등에 투자하는 펀드)운용사 글랜우드크레딧이 함박웃음이다.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결성하는 1호 블라인드 펀드의 최소 결성 목표액이 최근 채워지면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크레딧의 1호 블라인드 펀드에 2000억원 이상의 기관 자금이 모였다. 대체투자(전통적인 투자 대상인 주식과 채권 외에 부동산과 인프라, 회사채 등의 대체 유형자산에 투자하는 것) 영역에서도 특히 프라이빗 크레딧 투자를 확대하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와 펀드의 비전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크레딧 투자는 기업 상대 대출이나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것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크레딧 투자로는 기업 대상 대출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상환전환우선주(RCPS)·전환사채(CB) 등 메자닌(Mezzanine) 투자, 상업용부동산모기지(CMBS) 등 기업 수요에 대응하는 스페셜시추에이션(특수상황 투자) 등이 꼽힌다. 수익률과 리스크가 동반되는 바이아웃 투자에 비해 수익률은 다소 낮지만, 안정적인 투자 모델을 구축할 수 있어 지금과 같은 시장 분위기에 적합한 대체투자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글랜우드크레딧의 이번 펀드는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7월 ‘국내 메자닌 펀드 출자사업’을 통해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글랜우드크레딧을 최종 선정하면서 탄생했다. 당시 우정사업본부는 각각의 운용사에 500억원을 출자했다. 이에 따라 글랜우드크레딧은 올해 7월까지 펀드 결성을 완료해 자금의 80% 이상을 BW와 CB, 교환사채(EB) 등에 투자해야 한다.
글랜우드크레딧은 지난 2021년 출범 직후부터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회사의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SK에코플랜트(RCPS)와 한화첨단소재(CPS), 자이에스앤디(RCPS) 등이 꼽힌다. 랜드마크 딜은 단연 한화첨단소재로, 글랜우드크레딧은 2022년 말 6800억원을 투입해 태양광 및 경량복합 소재를 다루는 한화첨단소재와 에이치에이엠홀딩스의 구주, 신주 발행한 전환우선주(CPS)를 인수했다. 전방산업 성장세가 가파른 와중에도 딜을 효과적으로 소싱하면서 국내 크레딧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안에 정통한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국내 기관 포트폴리오에서 크레딧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지만, 경기 상황상 이 분야에 대한 투자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며 “운용사 중에서도 관련 포트폴리오를 활발하게 발굴하고 선점해온 곳에 투자가 쏠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