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 올해 426억달러-내년 266억달러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경제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연구원은 올해 한국 무역수지가 역대 최대인 426억달러(약 58조원)를 기록하는 데 이어 내년에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266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6934억달러에서 6717억달러로 3.1% 줄어들고, 수입도 7360억달러에서 6983억달러로 5.1% 감소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이 제시한 내년 평균 국제유가 전망치는 배럴당 90달러대,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1320원 안팎이었다. 한국 경제(GDP)성장률 역시 올해 2.5%에서 내년 1.9%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최근 들어 한국은 무역적자와 함께 수출 감소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21일 관세청 통관기준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의 무역적자는 399억6800만달러로 이미 4000달러에 육박했다. 앞선 역대 최대 규모 적자이던 1996년 206억달러의 두 배 남짓이다. 특히 지난 10월 수출액이 24개월 만에 전년대비 감소(-5.7%)한 데 이어 이달 1~20일 수출액 전년대비 감소율은 두자릿수(-16.7%)로 커졌다. 업종별로는 반도체(53억달러·29.4%↓), 국가별로는 중국(74억달러·28.3%↓)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올 하반기 시작한 반도체 산업 부진도 내년 본격화할 전망이다. 반도체 사이클에 따른 단가 하락에 더해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이 겹치리란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자동차(783억달러·2.5%↑) △조선(257억달러·42.4%↑) △이차전지(122억달러·17.3%↑) △바이오헬스(185억달러·6.5%↑)는 내년 경기둔화 속에서도 비교적 수출 시장에서 선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반도체를 비롯해 △정유(579억달러·11.9%↓) △일반기계(500억달러·2.3%↓) △석유화학(476억달러·14.2%↓) △철강(343억달러·8.4%↓) 등 다른 대부분 업종이 부진하며 전반적으론 수출 역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올 하반기 들어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내년에도 다양한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 성장세를 제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전환하는 내년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좋아질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 현상 유지를 가정한 예측치인 만큼 전쟁이 종결한다면 수치가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