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베트남 이어 중앙亞와 中 ‘광물 무기화’ 대응 협력
1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들과 첫 ‘C5+1’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광물 자원 개발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래 에너지 환경을 뒷받침할 수 있는 탄력적이고 안전망 공급망을 갖추기 위해 협력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중앙아시아의 방대한 광물 자원을 개발하고 중요 광물 안보를 증진하기 위해 ‘C5+1 중요 광물 대화’ 출범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다분하다. 중국은 지난달부터 차세대 반도체에 쓰이는 희귀 광물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작했다. 중국은 두 광물의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이 외교적으로 껄끄러운 나라에는 갈륨과 게르마늄을 수출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C5+1 회의체는 중국에 맞서 광물 수입원 다변화를 위한 미국의 포석인 셈이다.
이번 회의 외에도 미국은 최근 중국의 광물 무기화에 대한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 정부는 현재 사우디와 협력해 아프리카에서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우디가 콩고민주공화국, 기니, 나미비아 등의 희토류 광산 지분을 인수하고, 미 기업에 희토류를 공급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사우디가 이미 해외 광산 지분 매입에 150억달러 투자를 추진하고 있어 논의는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초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베트남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베트남과의 외교 관계를 최하위 단계인 ‘포괄적 동반자’에서 최상위 단계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시키고, 희토류 공급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과거 두 나라가 적대국으로 전쟁을 치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 관계 개선이다.
일대일로 앞세운 中 영향력 확대 견제 목적도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은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를 앞세워 중앙아시아, 남중국해,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월 과거 실크로드 출발점이었던 산시성 시안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과의 첫 대면 정상회의를 열고, 에너지 안보와 일대일로를 두고 공조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토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어 미국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며, 사우디는 중국과 이란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중동 외교 전략에 있어 핵심 국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첫 C5+1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에 대해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추켜세우며 “이번 협력은 주권, 독립, 영토 보전에 대한 공동의 약속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