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혁신안, "금융당국 '외풍 차단 방안’으로 뒷받침해야"

  • 등록 2016-10-31 오후 4:13:43

    수정 2016-10-31 오후 4:13:43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대우조선해양 부실 문제로 국민 혈세를 지원받게 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쇄신안 차원에서 구조조정기업에 대한 임직원 재취업(낙하산)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 산은은 출자회사의 시장가격 매각 원칙을 정관과 내규에 규정하기로 했다. 수은은 조선·해운에 대한 쏠림 여신을 방지키 위해 동일인 등에 대한 신용공여한도를 20~30%포인트 끌어내리기로 했다.

하지만 국책은행의 부실을 초래한 근본 원인인 두 기관에 대한 정치권과 정부의 ‘낙하산’ 인사 배척 등 ‘외풍 차단 프로그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구책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은과 수은은 31일 각각 이 같은 내용의 혁신안을 발표했다. 두 은행은 대우조선 부실 문제를 계기로 지난 6월 자금 수혈을 받으면서 자구안을 추진키로 하고 각각 외부 인사를 참여시켜 자체 자구안을 마련해왔다.

◇ 재취업 포기·구조조정 및 리스크 관리 강화·허리띠 졸라매기


두 은행의 혁신안은 크게 구조조정기업 등에 대한 재취업 기득권 포기와 구조조정 역량 및 리스크 관리 강화, 허리띠 졸라매기를 통한 고통 분담 참여 등으로 요약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산은과 수은 모두 임직원의 구조조정기업에 대한 상근·비상근직의 재취업을 전면 금지한 점이다. 지난 6월 발표 당시의 ‘원치적 금지 및 예외적 허용’에서 한발 더 나간 셈이다. 이른바 국책은행 임원들의 ‘산피아’를 막겠다는 취지다. 산은은 132개 출자회사의 신속 매각을 위해 보유주식 시장가격 매각원칙을 아예 정관·내규 등에 규정할 예정이다.

산업전체를 포괄한 구조조정 역량 강화 방안도 담겼다. 산은은 산업·기술 리서치 센터(가칭)를 운영하고 수은도 구조조정 조직을 현재 ’단‘에서 ’본부‘로 확대키로 했다. 리스크관리 강화에 나서 산은은 6월 현재 6.15%의 부실여신 비율을 2020년까지 2.5%로 낮추고 같은기간 수은도 4.34%의 부실 비율을 2%로 감축키로 했다. 특히 수은은 조선·해운 쏠림 여신을 막기 위해 신용공여한도도 수은 자기자본의 40%(동일인)와 50%(동일차주)로 제한키로 했다.

고통분담 방안도 마련했다. 산은은 2012년까지 현 정원의 10%를 단계적으로 감축한다는 기존안에 2020년까지 8개 지점을 축소하는 계획을 내년말까지 앞당기고 경상경비를 2017년도 3% 추가 삭감해 전체적으로 351억원을 절감키로 했다. 수은 역시 전무이사와 상임이사를 제외한 부행장을 본부장으로 변경해 부행장 8명을 줄이기로 했다. 동시에 해외사무소 10% 축소, 팀장급 이상 관리자수 10% 감축, 내년 예산 3% 감축 등을 통해 300억원을 줄이기로 했다.

자체 쇄신안 넘는 금융당국·정치권, 외풍 차단 지배구조 만들어야

전문가들은 두 은행이 자체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쇄신안은 거의 나왔다면서 이젠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은행에 대한 낙하산 금지 등 ’외풍 차단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는 “산은과 수은을 어떻게 끌고 갈지, 지배구조는 어떻게 할지는 국책은행의 역할 재정립과 정책금융기관간 역할 조정 차원에서 정부와 정치권이 화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김경수 산업은행 혁신위원장(성균관대 교수)은 “현행 산은법상 정부 입김 차단은 불가능하고 법상 허용되지도 않는다. 정부는 주인이고 산은은 대리인”이라며 “정부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추천위를 통해 전 경영진을 추천하고자 했으나 모두 반영되지는 못했다”고 혁신안의 한계를 인정했다. 산은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신설 도입을 검토키로 했으나 이 역시 전무이사와 사외이사로 제한키로 했다.

산은과 수은의 구조조정 기능 위축과 자회사 헐값 매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자체 혁신안이 과하면 스스로 손발을 묶어 원활한 구조조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자회사 매각은 시장 상황에 따라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시간에 쪼기다 보면 헐값에 매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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